‘OOO을 피해라!’…새해 대작들의 치열한 개봉 경쟁

입력 2014-11-29 09: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영화 ‘사도:8일간의 기억’ 주연 배우 유아인·송강호(오른쪽). 동아닷컴DB

영화 ‘사도:8일간의 기억’ 주연 배우 유아인·송강호(오른쪽). 동아닷컴DB

치열한 작전이다.

새해 개봉을 준비하는 대작들이 각각의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경쟁작의 동태를 살피며 적기 선택에 고심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이미 촬영을 끝낸 영화가 1년 뒤 개봉하는가 하면 외부적인 요인을 차단하기 위해 좀처럼 개봉 일정을 확정하지 못하는 작품도 있다.

송강호·유아인 주연의 영화 ‘사도:8일간의 기억’(감독 이준익·제작 타이거픽쳐스)이 내년 추석 개봉을 추진하고 있다.

10월 초 촬영을 마쳤지만 여유 있는 후반작업을 거쳐 1년 만인 내년 9월 말 관객에게 공개할 계획이다.

이미 촬영을 마친 류승완 감독의 ‘베테랑’(제작 외유내강) 역시 당초 1월 개봉을 준비해오다 3월께로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이병헌과 전도연이 함께 한 ‘협녀:칼의 기억’은 12월 대작으로 일찌감치 공표됐지만 개봉 시기가 1월로 한 차례 변경됐다 현재는 2월이 유력한 상황이다.

제작비 100억원 규모의 대작은 대체로 개봉을 한 두 달여 앞두고 공개 시기를 확정해 알린다. 올해 7월 개봉해 1700만 관객을 모은 ‘명량’도, 12월17일 공개되는 제작비 180억원의 대작 ‘국제시장’도 이 같은 방식을 따랐다.

하지만 내년 개봉하는 대작들은 좀처럼 그 시기를 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만의 이유가 있다.

‘사도’는 비슷한 시기 제작을 추진해 먼저 방송으로 공개한 SBS 월화드라마 ‘비밀의 문’과 극의 배경과 주요 인물 구도가 겹친다. 두 작품 모두 조선시대 영조와 그의 아들 사도세자의 이야기인데다 부자간 정치적 갈등이 주요 내용을 이룬다.

이야기를 채우는 구체적인 에피소드가 전혀 다르고, 현재 ‘비밀의 문’ 시청률이 미니시리즈로는 최저 수준인 5~6%라 해도 ‘사도’로서는 부담감을 떨칠 수 없는 상황이다.

영화 ‘베테랑’ 주연 배우 황정민·오달수(오른쪽). 동아닷컴DB

영화 ‘베테랑’ 주연 배우 황정민·오달수(오른쪽). 동아닷컴DB


‘베테랑’은 주인공들의 ‘오버랩’ 위험 가능성으로 개봉 시기를 고심하고 있다. 영화 주인공인 황정민과 오달수가 앞서 개봉하는 ‘국제시장’에서도 주연으로 호흡을 맞췄기 때문이다.

두 영화 속 이들이 맺은 관계도 비슷하다.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에게 신뢰가 깊은 파트너란 설정이다.

영화 ‘협녀’ 스틸컷.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협녀’ 스틸컷.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무협사극 ‘협녀:칼의 기억’은 좀 난처해 보인다.

12월 기대작으로 알려졌지만 주연 배우 이병헌이 억울하게 휩싸인 개인사에 따른 부담과 그 여파로 개봉 시기를 2월로 재조정하는 분위기다.

현재 이병헌을 둘러싼 협박사건이 진행 중인 만큼 ‘협녀:칼의 기억’ 측은 그 추이를 좀 더 지켜보겠다는 생각으로 풀이된다.

영화계 한 배급 관계자는 27일 “저마다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영화들이다. 하지만 위험요소를 최대한 줄여 관객에게 선보이겠다는 입장”이라며 “내년 극장가에서는 올해보다 더 치열한 흥행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deinharry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