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살인의뢰’ 김상경, 네 번째 형사를 기다리며

입력 2015-04-01 07: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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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상경은 “지극히 평범한 액션 연기를 해보고 싶다. 영화적인 멋진 액션 말고 아저씨가 동네 싸움꾼과 하는 식의 생활 액션”이라고 바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몇 년 안에 그런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주가 되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배우 김상경은 영화 팬들 사이에서 ‘형사 전문 연기자’로 불린다. 그는 연기 인생 17년 동안 세 작품에서 형사 역할을 맡았다.

가장 최근에 소화한 인물은 이달 개봉한 영화 ‘살인의뢰’ 속 태수. 전작 ‘살인의 추억’(2003) 그리고 ‘몽타주’(2013)와 같은 직업군이지만 단순한 형사에서 끝나지 않는다.

극 중 태수는 연쇄살인마 조강천에 의해 하나뿐인 혈육인 동생 수경을 잃는다. 연쇄살인사건의 피해자와 얽힌 ‘당사자’지만 동시에 범인을 잡고 사회 정의를 구현해야하는 ‘제3자’인 것. 김상경은 공과 사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얽히고설키는 태수의 감정을 표현해야했다.

“‘살인의 추억’과 ‘몽타주’의 형사는 내 일이 아닌데 ‘열심히 일하는’ 인물이잖아요. 이번 작품에서는 내가 피해자의 실제 가족이 되니까 느끼는 감정이 전혀 다르더라고요.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감정을 느꼈죠. ‘이렇게 분노하거나 슬퍼해본 적 있을까’ 싶을 정도였어요.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는 촬영이 끝났는데도 진정이 안 되고 몸이 막 떨리더라고요. 영화 보면서도 ‘그때 내가 저렇게나 떨었나’하고 놀랐다니까요.”

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실제 김상경은 역할에 빠져 우울에 잠기기도 했다. 다행히 촬영 막바지 드라마 ‘가족끼리 왜 이래’에 출연하면서 자연스럽게 태수를 내려놓았다. 김상경은 “원래 겹치기 출연을 안 하는데 우연치 않게 끝부분만 조금 겹쳤다”고 털어놨다. 그는 “‘편해져라’는 하늘의 뜻이라고 생각했다. 드라마 덕분에 많이 웃으면서 힐링했다”고 말했다.

극에서 헤어 나오기 힘들 정도로 열연한 김상경. 그는 감정뿐 아니라 외형적으로도 큰 변화를 주는 등 노력을 쏟았다. 대표적으로 동생을 잃고 3년이 흐른 후 달라진 태수를 그리기 위해 10일 만에 체중을 대폭 줄였다. 이에 앞서 드라마틱한 변화를 위해 몸을 불리는 것부터 시작했다.

“마구 먹으면서 7kg을 찌웠어요. 운동하니까 5일 만에 그 7kg은 빠졌는데 거기서 3kg을 더 빼는 게 힘들더라고요. 한 영화 안에서 체중을 변화하는 건 정말 위험한 작업 같아요. 저는 생명에 위협까지 느꼈어요. 절대 권하고 싶지 않아요.”

그러나 고생한 만큼 효과는 놀라웠다. 같은 사람으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눈에 띄게 달라졌다. 김상경은 “살을 빼고 촬영 현장에 왔더니 연출부에서 나를 못 알아보고 지나가더라. 감독님도 정말 놀랐다”고 한껏 뿌듯해했다.

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요즘 김상경은 ‘가족끼리 왜 이래’까지 모두 마치고 휴식기를 보내고 있다. 최근에 들어온 작품은 모두 거절하고 재충전을 택했다. 몸이 정상으로 돌아오는 대로 차기작을 고를 예정이다. 혹시나 또 형사물에 출연할 가능성은 없을까.

“‘살인의뢰’가 ‘형사 완결편’이 되지 않을까요. 이제 제가 하겠다고 해도 형사 역할은 안 줄 것 같아요. 주는 사람도 미친 사람이고요(웃음). 그렇지만 ‘투캅스’ 같이 코믹한 형사라면 또 모르죠. 하하”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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