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주말드라마 '아이가 다섯'(극본 정현정, 연출 김정규, 제작 에이스토리)이 싱글대디 이상태(안재욱 분)와 싱글맘 안미정(소유진 분)의 본격적인 재혼로맨스의 시작과 함께 더욱 유쾌해진 전개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지난 주말 방송된 '아이가 다섯'에서는 자신도 모르게 어렴풋한 설렘에 서로 끌리고 있다는 사실을 애써 외면하는 이상태와 안미정의 모습이 그려졌다.
아내가 죽고 심장이 고장 나버린 이상태와 남편이 바람이 나서 이혼한 뒤 후 마음이 없는 기계로 살아온 안미정. 이들은 자식과 가족에 대한 책임감과 의무감으로 남은 세월 잘 버티어내면 된다고 생각하고 악착같이 살아왔던 상황.
두 사람을 엮어주는 사랑의 큐피드는 역설적이게도 밉상에 진상인 안미정의 전 남편 윤인철(권오중 분)과 배신녀 강소영(왕빛나 분), 그리고 소영의 엄마인 이점숙(김청 분)이었다. 불륜으로 인생 망쳐놓고 되레 뻔뻔하게 양육비로 갑질하는 이들의 진상이 극에 달할 수록 이상태와 안미정을 점점 가까워지게 만드는 촉매제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상태는 회사까지 찾아온 이점숙(김청 분)에게 적반하장 격으로 뺨을 맞은 안미정을 위로하기 위해 한강공원을 찾았다. 처음으로 아프고 외로운 서로의 속내를 털어놓는 순간 두 사람은 아빠도, 엄마도, 장남도, 사위도, 손녀도 아닌 남자와 여자인 스스로가 될 수 있었다.
먼저 돌직구를 날린 쪽은 안미정. 안미정은 느닷없이 이상태에게 "혹시 저 좋아하세요?"라고 물었다. 안미정은 자신을 병원에 데려다 주고 초밥도 사주고 밤새 MRI찍는 것도 봐주고 아프고 힘들 때마다 나타난 이상태의 행동에 자신을 좋아한다고 확신했던 것.
황당한 질문에 당황한 이상태는 "내가 왜 안 대리를 좋아하냐"며 "푼수기 있는 건 잘 알지만 내 타입 아니다. 절대로 아니다"라고 철벽을 치고 '도끼병'이라고 면박을 줬다. 이에 질세라 안미정은 "저 지금 연애할 생각이 없다"며 "혹시라도 저 좋아했다가 상처받으면 힘드실까봐" 확실하게 해두려고 했다며 반박했다.
하지만 정작 이상태는 가랑비에 옷 젖듯 자신도 모르게 아내의 영정사진에 대고 안미정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하기 시작했고 그녀를 진심으로 연민하고 걱정하고 위로하기 시작했다.
팀장 이상태에게 팀원 안미정 대리는 "이상하게 신경 쓰이고 골치 아픈 여자"일 뿐이었지만 바꿔 말하면 그녀가 우울하고 힘들어할 것을 떠올리면 마음이 먼저 아프고 걱정되는 여자, 그리고 웃는 게 예뻐 보이고 좀 웃었으면 행복했으면 좋겠는 그런 강한 이끌림의 대상이라는 반증이었다.
안미정 역시 "나는 이혼녀, 자기는 홀아비, 우리가 연애 못할 이유가 어디 있냐? 지금이 조선 시대냐"며 푸념 섞인 혼잣말을 했고 "이상태 잘났다. 잘났어, 정말. 난 정말 화가나 죽겠어. 내 남자는 날 여자로 안 보는데 속상해 어떻게 해"라며 속마음을 담아 개사한 노래를 부르다가 접촉사고를 냈다.
결국 블랙박스에 고스란히 녹화된 낯부끄러운 노래와 마음을 이상태에 들키게 되면서 본의 아니게 고백하는 모양새가 돼버리며 다음 주말 달달한 로맨스 급전개를 예약했다.
KBS 2TV 새 주말드라마 '아이가 다섯'은 싱글맘과 싱글대디가 인생의 두 번째 사랑을 만나게 되면서 가족들과의 갈등과 화해, 사랑을 통해 진정한 행복을 찾아가는 좌충우돌 감성코믹 가족극으로, 주말 안방극장에 유쾌한 새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