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언더독’. 사진제공|NEW
11일 영화계에 따르면 하반기 개봉하는 애니메이션 ‘언더독’(제작 오돌또기)이 북한 동시 개봉 및 상영을 조심스럽게 추진하고 있다. 제작사는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에 관련 협조를 요청한 상태다. 제작진은 작게는 북한 시사회에서부터, 가능하다면 남북 동시 개봉 방안까지 준비하고 있다.
이는 남북 및 북미정상회담 등 한반도 평화 분위기 속에서 더욱 속도를 내는 영화 교류 및 협력과 관련해 가장 획기적인 도전으로 주목받고 있다. 아직 아이디어를 내고 관련 정부 부처와 의견을 나누는 초기 단계이지만 분위기가 무르익은 만큼 성사 가능성도 적지 않다. 영화진흥위원회가 남북영화교류특별위원회(남북특위)를 발족하고 “실현 가능성이 높은 사업 중심으로 남북 영화 교류와 협력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힌 상황. 그 첫 번째 작품으로 ‘언더독’이 거론되면서 영화계 안팎의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영화계 한 관계자는 “최근 남북 영화 교류에 대한 희망과 기대가 높고, 남북특위를 통해 현실적 논의가 시작된 상황에서 ‘언더독’의 움직임은 주목할 만하다”며 “영진위 등과도 여러 의견을 나누고 있다”고 밝혔다.
‘언더독’의 오성윤 감독은 스포츠동아와 나눈 전화통화에서 이런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조심스럽다”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영어자막 없이 한국 애니메이션을 선보일 수 있는 유일한 곳이 북한이다. 남북 영화와 문화 교류의 포문을 열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밝혔다.
‘언더독’은 2011년 ‘마당을 나온 암탉’을 통해 국내 애니메이션 최고 흥행 기록(220만)을 세우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오성윤 감독과 제작사 오돌또기가 6년에 걸쳐 완성한 작품. 반려견인 주인공 뭉치가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친구들과 진정한 자유를 찾아 나서며 펼치는 모험담이다. 목소리 연기는 그룹 엑소의 디오, 배우 박소담 등이 맡았다.
한편 ‘언더독’은 12일 제22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개막작으로 첫 공개된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북한 영화 9편이 처음 상영된다. 남북 영화 교류의 무대로 부천국제영화제가 주목받는 가운데 이를 실현할 또 다른 작품으로 떠오른 ‘언더독’에 관한 다양한 아이디어와 의견이 영화제 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