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웬디 가요대전 부상 그 이후…SBS 회의록 파장 일파만파

입력 2020-03-03 15: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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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웬디 가요대전 부상 그 이후…SBS 회의록 파장 일파만파

레드벨벳 웬디가 지난해 ‘SBS 가요대전’에서 부상을 입고 여전히 치료 중인 가운데 관련 회의록이 공개돼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지난 2일 SBS 홈페이지에는 지난 1월 22일 목동 SBS 방송센터 20층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제348차 시청자 위원회 회의록이 공개됐다. 이날 회의에서는 예능 프로그램의 남성 편향 문제, 드라마 3부 편성으로 인한 과도한 간접광고 문제 등이 다뤄졌다. 이가운데 지난해 12월 25일 ‘SBS 가요대전’ 리허설 당시 레드벨벳 웬디가 낙상한 사고와 관련해 ‘출연자 안전대책 문제’가 제기됐다.


‘SBS 가요대전’ 개별 무대 리허설 도중 무대 아래로 추락해 얼굴을 다치고 오른쪽 손목과 골반이 골절되는 부상을 당한 웬디. 그는 활동을 중단하고 회복에 집중, 현재 통원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 당시 SBS는 “‘2019 SBS 가요대전’ 사전 리허설 중 레드벨벳 웬디가 부상을 입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며 “레드벨벳이 가요대전 생방송 무대에 오르지 못하게 되어 팬 여러분 및 시청자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레드벨벳 웬디의 빠른 쾌유를 바라며, 향후 SBS는 안전 관리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겠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정작 피해의 당사자인 웬디에 대한 사과가 빠진 입장에 팬들은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가요대전’의 제작진을 대신해 MC 전현무가 “리허설 중 웬디가 부상을 당해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오늘 방송은 사전 녹화된 신곡 무대만 나가게 됐다”고 전하고 설현도 함께 “웬디 씨의 빠른 쾌유 진심으로 기원하겠다”고 전했지만 이미 팬들의 분노는 극에 달한 상황이었다.

이에 SBS는 다시 입장을 발표했다. 이들은 “부상을 당한 웬디는 물론 가족들과 레드벨벳 멤버,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웬디의 회복이 우선인 만큼 사고 직후부터 현재까지 SBS 예능본부장 및 제작진이 소속사인 SM측과 긴밀한 협의 하에 적절한 치료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확한 진상 파악을 위해 내부 조사에 착수했으며 철저한 원인 규명을 통해 향후에 유사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2일 공개된 시청자 위원회 회의록 속 관계자들은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태도로 아쉬움을 자아냈다.

시청자 위원회 회의에서 이윤소 위원은 웬디의 사고를 언급하며 “모든 안전 수칙을 지킨 상황에서 일어난 ‘안타까운 사고’가 아니라 최소한의 안전 수칙도 지키지 않은 상황에서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예견된 사고’였다”는 등 시청자 댓글이 27일 오전 기준 300개가량 게재됐다“며 ”출연자와 스태프 안전은 프로그램 제작의 기본 중의 기본이다. 이러한 사고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안전수칙을 만들고, 이를 지킬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또한 이러한 안전수칙이 SBS의 모든 프로그램 제작 시 지켜질 수 있도록 안전교육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박진 위원 또한 “문제에 대한 대처도 중요하다. SBS는 문제 발생 이후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사과는 피해 당사자에 대한 것임을 잊지 않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유윤재 책임 PD는 “‘가요대전’ 부분은 지금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과정”이라고 이해를 구하면서 “일단 사고를 조사했고 앞으로 동일한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대책을 철저히 마련하고 있다. 피해 아티스트에게는 직접 사과를 드렸고 가급적 빨리, 그리고 가족들에게도 사고경위를 확실히 설명 드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여러 가지 치료 과정에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앞으로 유사한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여러 가지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약간 원론적인 답변이지만 ‘과정’에 있으므로 계속 당부와 주의 말씀을 해주시면 계속 주의를 기울여 나가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박기홍 콘텐츠전략본부장은 “‘가요대전’ 웬디 관련해서는 회사에서는 철저하게 조사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족들과 당사자(웬디)에게 충분히 사과했다. 초반에는 매일, 지금은 매주 컨택하면서 차도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어진 발언이었다. 박기홍 콘텐츠전략본부장은 “댓글은 대부분 레드벨벳 팬덤, 팬들이 댓글을 쓴다. (이윤소 위원이 언급한) ‘예견된 사고’ 댓글은 팬들 중심으로 쓰여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방송사는 큰 행사를 할 때 점검에 점검을 반복하고 수도 없이 체크한다. 하지만 아주 작은 부분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을 때 방송사가 ‘우리는 모든 준비를 완벽하게 했다’고 말 못 한다. 그러면 더 욕을 먹으니까”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로서는 지속적으로 사과를 드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다소 억울하다는 느낌의 태도를 취했다.

박기홍 콘텐츠전략본부장은 “지금까지 안전교육을 안 한 건 아니다”면서 “안전교육도 다 했고 관객들에게 고지도 했지만 우리에게 어떤 부족한 점이 있었는지 생각해서 이후 ‘슈퍼 콘서트’ 등에서는 안전수칙에 대한 동의를 반드시 구하는 작업을 생각해 보겠다”고 약속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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