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글러브‘의 한 장면 (사진 출처= 영화 ’글러브’ 공식 카페)
영화 ‘글러브’ 는 실화를 바탕으로 충주 성심학교의 청각장애 학생 야구부를 모티브로 재구성했다. 장애를 지니고 있지만 야구에 대한 꿈을 가지고 끝없이 도전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이다.
강우석 감독은 “만만한 영화 찍으려 하다가 죽을 뻔 했다”는 말로 제작보고회를 시작했다.
강우석 감독은 “‘투캅스’,‘마누라 죽이기’, ‘공공의 적’ 그리고 ‘실미도’때만 해도 영화 촬영 장소는 나의 놀이터였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영화가 슬슬 부담스러웠다. 특히 ‘이끼’를 찍을 때는 정말 힘들었다. 그래서 이번엔 흥행에 부담이 덜 가는 영화를 찍으려고 ‘글러브’를 선택했지만 야구와 스포츠영화를 너무 깔봐서 정말 죽을 뻔 했다”고 말했다.
영화 ‘글러브’에서는 야구 경기가 총 3번 나오는 데 마지막 경기 때는 강우석 감독의 욕심이 점점 커져 1500커트를 한 씬에 썼다고 한다.
배우들 또한 영화를 찍으면서 몸도 마음도 고생이 많았다. 청각장애우들의 캐릭터를 소화해내야 하기 때문에 수화도 능숙히 할 수 있어야 했던 것이다.
김혜성은 “오전에는 야구 연습을 하고 오후에는 수화 연습을 해야 해서 몸과 마음이 모두 부담이 되었다”며 “머리로는 대사가 생각이 나는데 손으로 생각이 안나 힘들었다”고 말했다.
‘글러브’에서 수화를 가장 많이 써야 했던 유선은 “정재영씨의 말을 학생들에게 수화로 통역을 해줘야 해서 연습을 많이 했다. TV에서 나오는 말을 곧바로 옮기는 연습도 하고 촬영 도중에는 정재영씨의 옆을 붙어 다니며 수화 연습을 했다”며 “그런데 정재영씨의 애드립이 나와 당황스러울 때도 있었다”고 고백했다.
전직 ‘불량 투수’로 야구부 코치 역을 맡은 정재영도 “야구를 보는 것만 좋아했지, 실제로 해 본 것은 처음이었다”며 “3~4개월간 연습하며 하루에 공을 천 개 정도 던졌다”고 말했다.
이런 힘든 촬영 가운데서도 촬영 감독, 스태프, 배우들은 미련 없이 영화를 잘 찍었다고 말했다. 또한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감독과 배우들이 공통적으로 이야기 한 것은 바로 ‘아름다운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것이다.
강우석 감독은 “수화가 이 영화의 핸디캡이 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찍으면 찍을 수록 수화가 성스럽게 보였다”고 말했으며 정재영은 “‘이끼’를 찍어 타락했던 내 마음을 ‘글러브’가 정화시켜 주었다”고 고백했다.
배우들은 마지막 인사를 하며 “충주 성심학교 학생들뿐만이 아니라 꿈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영화이다. 영화를 통해 모두 감동과 희망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말을 남겼다.
영화 ‘글러브’는 2011년 1월 27일에 개봉될 예정이다.
동아닷컴 ㅣ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