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침팬지 아이의 50년 연구 성과는 인류 지능 진화의 비밀을 푸는 핵심 자산으로 남게 됐다. 사진=교토대학교 영장류 연구소.

천재 침팬지 아이의 50년 연구 성과는 인류 지능 진화의 비밀을 푸는 핵심 자산으로 남게 됐다. 사진=교토대학교 영장류 연구소.


찰나의 순간 숫자를 통째로 찍어내듯 외웠던 천재 침팬지 ‘아이(アイ)’가 49세로 세상을 떠났다.

일본 교토대학교는 지난 9일 오후 4시 4분, 영장류 지능 연구의 산증인이자 상징적 존재인 암컷 침팬지 ‘아이’가 다발성 장기 부전으로 죽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반세기 가깝게 인간과 함께한 아이는 연구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온하게 마지막 숨을 거뒀다. 이 침팬지는 1977년 교토대 영장류연구소 입소 직후부터 인류 진화의 수수께끼를 풀 핵심 파트너로 활약했다.

사진=교토대학교 영장류 연구소.

사진=교토대학교 영장류 연구소.



특히 1978년 착수된 ‘아이 프로젝트’를 통해 숫자의 개념을 완벽히 습득했다. 또한 화면에 무작위로 나타난 숫자를 0.5초 만에 기억해내는 ‘사진 기억력’ 테스트에서 성인 인간을 가볍게 능가하며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아이는 단순한 암기 기능을 넘어 한자 인식과 피아노 연주 등 고도의 인지 능력을 발휘하며 ‘동물에게도 마음이 있다’는 사실을 학술적으로 입증했다.

연구진은 아이가 보여준 경이로운 데이터가 인간 지능의 기원과 진화 과정을 규명하는 데 결정적인 토대가 됐다고 평가했다. 교토대 측은 아이가 남긴 방대한 연구 데이터는 향후 영장류 인지 학문과 진화 심리학 발전을 위한 대체 불가능한 학술적 유산으로 영구히 보존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