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를 만나다①] ‘소사이어티게임2’ PD “학진 은퇴작? 극단적 반응 안타까워”

입력 2017-11-07 1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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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소사이어티 게임’은 이름 그대로 ‘사회’ 혹은 ‘집단’을 뜻하는 단어 ‘society’에 승부를 겨루는 놀이 ‘game’을 결합한 예능 프로그램이다. 구성원의 협의를 통해 결정하는 사회 ‘높동’과 리더가 이끄는 사회 ‘마동’, 두 집단의 승부를 담은 모의사회 게임쇼. 지난해 시즌1에 이어 현재 시즌2가 방송 중이다. 최종 파이널만을 앞둔 시점.

‘소사이어티 게임’ 파이널에서 최종 승리하려면 ‘팀의 승리’와 ‘개인의 생존’을 모두 이뤄내야 한다. 때문에 프로그램이 주는 재미도 크게 두 가지다. ‘더 지니어스’ 시리즈를 이끈 정종연 PD의 프로그램답게 집단 간의 챌린지에서 오는 재미가 첫 번째. 두 번째는 다양한 성향의 개인들이 한 집단에서 서로 결탁하고 대립하면서 발생하는 재미다. 갈등의 시작과 끝이 구성원에 의해 나타나기 때문에 22명의 출연자도 상당히 중요하다.

이번 시즌2는 낯익은 얼굴이 많다. 일반인이 주를 이뤘던 시즌1에 비해 방송인의 비중이 확연히 높아진 것. 운동선수 출신 이천수와 조준호를 비롯해 학진 고우리 캐스퍼 등 연예계 스타들이 출연했다. 단연 신의 한 수는 ‘더 지니어스’ 시리즈에서 두 번이나 우승한 장동민(a.k.a. 갓갓갓)이다. 스타 출연자들은 “연예인은 이미지 관리한다”는 우려를 깨고 일반인 출연자 이상으로 맹활약 중이다.

파이널 챌린지를 앞두고 6일 오후 상암 CJ E&M 사옥에서 ‘소사이어티 게임’ 시리즈를 연출한 정종연 PD를 만났다. 출연진과 챌린지 구성부터 시즌3의 가능성까지. 정 PD와 나눈 ‘소사이어티 게임’의 A to Z를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해봤다.


Q. ‘소사이어티 게임’ 시즌2를 만든 계기가 궁금해요.

A. ‘소사이어티 게임’ 시즌1을 하면서 ‘더 지니어스’와는 상관없이 ‘소사이어티 게임’만의 유의미한 인상을 남기고 싶었어요. ‘소사이어티 게임’만의 시청의 재미를 어필하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시즌1을 끝내고 아쉬운 점이 많았어요. 부족했다기보다 ‘극복’하고 싶은 마음이 컸죠. 비교의 한계를 벗어나고 싶었어요. 그래서 시즌2를 하게 됐죠.


Q. 신체-두뇌-감각 영역으로 나뉘었던 시즌1과 달리 신체-두뇌 영역으로 구성됐어요. 신체에 비중을 많이 둔 구성이었어요.

A. 시즌1의 감각 영역은 챌린지를 잘 수행할 수 없는 사람들도 할 수 있게끔 하는 장치였어요. 감각 영역을 두고 더 깊은 연구가 필요했지만 고민하다 없앴죠. (챌린지에서) 볼품없기도 하고요. 아무 능력이 없어도 살아갈 만한 룰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더 고민해봐야 할 문제죠.


Q. 시즌1과 2를 거치면서 결국 여성은 두뇌 영역이 아니면 파이널에 가기 힘들다는 문제가 도드라지기도 했어요.

A. 밸런스를 생각해서 섭외한 것인데 결과적으로는 아무래도 여성에게는 불리한 부분이 있죠. 저도 같은 종목에서 여성아 남성을 압도하는 장면을 보고 싶어요. 언더독이 경기를 압도했을 때 오는 카타르시스가 있잖아요. 조금 더 고민해봐야죠. 그런데 현실적으로 여성 출연자를 섭외하기가 힘들어요. 일반인 지원자 비율을 볼 때 5대1에서 10대1까지 가기도 해요. 챌린지를 떠나서 게임 환경이 불편하기도 하고요.


Q. 이번에는 연예인 출연자의 비중이 높았어요. 화제성을 위한 선택이었나요.

A. 그런 부분을 노리고 섭외한 부분이 없는 건 아니에요. 그보다는 첫 시즌에 연예인의 비중을 낮춘 거였죠. 그들은 이미지를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기 때문에 게임 안에서 집중을 못 하거든요. 정치인들도 똑같죠. 집중해서 잘 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연예인과 함께하기 정말 쉽지 않은 프로그램이에요. 2주 정도 스케줄을 다 빼야 하니까 섭외에 한계도 있고요. 어렵죠.



Q. 예상보다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준 출연자가 있나요.

A. 대부분 내가 생각한대로 보여준 것 같아요. 하하. 아, 반전으로 유승옥에 대해 새롭게 아는 부분이 많겠다 싶었어요. 유승옥은 몸매로 떴잖아요. 매체에 노출이 많이 된 것 같지만 우리는 그에 대해 잘 모르죠. 외향적인 성향에 성격도 보통은 아닐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는 다른 종류의 ‘보통이 아닌 성격’이었어요.

유승옥은 인터뷰에서 “챌린지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가끔 무시도 당하지만 저는 그래도 최선을 다할 거예요”라는 말을 정말 많이 했어요. 그의 인내심에 놀랐죠. 소고기 파우더 사건 때 구새봄과 함께 정은아를 위로해주는 장면이 있잖아요. 방송에는 길게 안 나갔지만 당시 1시간에서 2시간 정도 계속 이야기한 거였어요. 정은아가 완전히 가라앉을 때까지 그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위로해줬죠. ‘소사이어티 게임2’에서 종교 같은 존재였어요.


Q. 반면 학진의 경우 ‘소사이어티게임2=은퇴작’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어요. 분명 예능이고 게임인데 방송에 비친 모습 그대로를 ‘실제’라고 믿는 일부 시청자에게 비난을 한몸에 받고 있어요.

A. 왜 그러는 지 모르겠어요. 이해 못할 말을 한다고 해서 그 사람이 이상한 건 아니잖아요. 이렇게 극단적으로 반응할 정도인가 싶어요. ‘소사이어티 게임2’는 팀도 잘해야 하고 나도 살아야 하는 딜레마를 가지고 있는 프로그램이에요. 내 생존을 우선시했다고 해서 나쁘다고 비난하는 것은 게임의 ‘본질’을 놓치는 거죠. 저는 학진이 이기적인 마음으로 행동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유리를 살리려던 에피소드를 보면 사람들은 유리는 불쌍해하면서 그를 살린 학진은 용서를 안 해요. 인터뷰 너머의 것을 ‘예측’해서 비난하고 있죠.

출연자들에게 고맙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해요. 잘 견뎌줬으면 하는 마음이죠. (논란이) 저 때문인 것 같아서 미안한 마음이 커요. 게임에 성실하게 임하는 건데 그것을 인성과 연결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생각해요. 시청자들이 따뜻한 마음으로 봐줬으면 좋겠어요.


Q. 2주 내내 일거수일투족을 담는 프로그램이잖아요. 방대한 촬영 분량 중에서 연출자로서 어디까지 보여주고 어디까지 편집해야 할지 고민이 많을 것 같아요. 시청자들은 보여지는 부분까지만 알 수 있으니까요.

A. 원래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잖아요. 개연성 있게 행동하는 것은 소설 주인공들이나 하는 것이죠. 뻔한 결정을 하기까지 쉽게 유혹되고 흔들려요. 그런 과정을 개연성 있게 보여줘야 하는데 출연자가 겪은 찰나의 고민, 망설인 순간을 표현하기 참 어려워요. 그래도 인과관계에 맞게 보여주려고 노력중이에요. 우리가 볼 때는 단순한 게임이지만 출연자들은 원형마을에서 먹고 자고 생활하면서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을 느끼거든요. 방송에서는 보이지 않는 감정이 있는데 표현하기 참 어렵죠.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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