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코리아디스카운트새로운장르영화로넘어야“

입력 2008-03-2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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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칸은 휴양지가 아니다.” 지중해 연안의 휴양도시 프랑스 칸은 쪽빛 너른 바다를 바라보며 햇살을 즐기는 휴양객들로 늘 넘쳐난다. 하지만 매년 5월 이 곳에서 열리는 칸 국제영화제, 영화 견본시 칸 필름마켓을 찾는 각국 영화 관계자들의 발걸음은 바쁘기만 하다. 해외 세일즈 및 마케터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하다. 영화 제작사 쇼이스트의 해외마케팅팀 손민경 팀장은 “칸은 우리에겐 휴양지가 아니라 치열한 경쟁의 장이다”고 말한다. 21일 문을 닫은 아시아 최대 영화시장 홍콩필름마트에서 ‘식객’, ‘바람이 머무는 곳, 히말라야’ 등 한국영화 세일즈 활동을 펼치고 돌아온 손 팀장은 “새롭고 좀 더 다른 장르영화에 대한 해외 시장의 관심은 여전히 크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세계로 가는 한국영화의 현재와 그 기대를 들었다. ○ 현재. 일본 수출에만 기댈 수 없다 손민경 팀장은 한국영화의 일본 수출 침체로부터 이야기를 풀어갔다. 일본은 한국영화 수출 규모의 70%(2005년)를 차지할 만큼 큰 시장이었으나 지난 해 20%대로 대폭 줄어들었다. “일본 수출이 부진한 원인도 우리 안에 있다. 일본영화의 자국 시장이 커진 데다 스타에만 의존한, 비슷한 패턴의 영화가 양산돼왔다는 점이 그 원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일본 시장이 크게 줄었다고 해외 세일즈를 그만 둘 건 아니지 않은가. ‘서양골동양과자점-앤티크’ 등 일부 영화는 이미 일본에 선판매됐다. 그 만큼 언제든 가능성이 있다.” 그는 “또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말하는 새로운 시장이란 유럽 및 남미 지역 등이다. ‘괴물’과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등 스케일이 크거나 ‘추격자’와 같은 장르 영화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점을 근거로 든 그는 “결국 좋은 시나리오와 감독, 배우, 스태프라면 얼마든지 해외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기대. 할리우드 진출 배우 많아질 것 장동건과 전지현, 이병헌과 비. 최근 할리우드에 진출한 배우들이다. 할리우드는 이들 말고도 “잠재적인 가능성”을 지닌 한국 배우에 관심이 많다고 손 팀장은 전했다. 할리우드가 이처럼 한국 배우를 비롯해 아시아 배우에 관심이 많은 것은 아시아 시장을 겨냥한 영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감독은 물론 촬영감독 등 스태프에도 관심이 많다. 손 팀장은 여기에다 “아시아 영화를 선호하는 관객층이 넓어지고 있다”고 말한다. 극장 뿐 아니라 DVD, TV 등 2차 부가판권 시장 또한 크다는 점도 작용한다. 손 팀장은 "단순한 할리우드 영화 출연이 아니라 한국적 정서를 녹여낼 수 있는 역할을 해줘야 한다”며 “배우들이 그런 문화적 자부심을 갖고 일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 가능성. 한국형 스토리 유럽·남미서도 통할것 손 팀장에 따르면 한국영화는 2000년대 초반부터 해외 시장에서 뚜렷한 성과를 거둬왔다. 김기덕, 홍상수 감독의 작품 정도만 알려졌던 시절인 2000년 임권택 감독의 영화 ‘춘향뎐’이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다. 이후 2002년 ‘취화선’으로 임 감독이 칸 국제영화제 감독상, ‘오아시스’로 이창동 감독이 베니스 국제영화제 감독상, 그리고 2003년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가 칸 국제영화제 그랑프리 등을 수상했다. “그때도 쉽진 않았다. 한국영화 해외 세일즈에 많은 사람들이 공을 들였다”는 손 팀장은 “여전히 해외에선 한국영화에 관심이 많지만 바이어들이 자국내 흥행 여부에 망설이곤 한다”고 전했다. 결코 관심이 낮아진 것은 아니되 많은 이들의 눈길을 모을 수 있는 아이템과 영화에 목마르다는 얘기다. “세계 관객의 눈은 크게 다르지 않다.” 손민경 팀장은 “많은 사람이 영화를 보고 (흥행이)‘된다, 안된다’ 내다보듯 해외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고 말한다. 결국 세상사 보편적인 이야기가 많은 관객을 모을 수 있다고 그는 말했다. 윤여수기자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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