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임창용‘미스터제로’

입력 2008-05-0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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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km 총알투 한신 셧아웃 ‘7S’ 10경기째 무실점 “New  다카쓰” ‘이제 다카쓰는 잊어라.’ 야쿠르트 스왈로스에는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다카쓰 신고(40)라는 최고 마무리투수가 있었다. 1991년 야쿠르트 유니폼을 입은 다카쓰는 일본프로야구에서 개인통산 286세이브를 올려 역대 최다 세이브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2004년 메이저리그 시카고 화이트삭스에 입단한뒤 첫해 31경기에 등판해 6승4패 19세이브, 방어율 2.31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으나 2005년 2승2패 방어율 5.20에 그치며 방출됐다. 2006년 야쿠르트로 다시 복귀해 강속구 투수 이가라시 료타와 번갈아 소방수를 맡으며 지난해까지 2년 연속 13세이브씩 올렸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방어율이 무려 6.17이나 돼 방출됐고, 빅리그에 재도전하기 위해 시카고 컵스에 입단했으나 3월 스프링캠프에서 전력 외 통보를 받고 새로운 팀을 물색 중이다. 다카쓰는 일본시리즈 통산 2승8세이브 방어율 0.00을 기록해 ‘미스터 제로’라는 별명을 얻었다. 다카쓰는 사이드암 피처라는 점에서 임창용(32·야쿠르트)과 흡사하지만 투구 스타일은 정반대다. 임창용이 강속구로 무장해 정면돌파하는 투수인 반면 다카쓰는 SK 정대현처럼 시속 130km대의 느린 공으로도 완급조절과 주무기 싱커로 상대타자를 요리했다. 야쿠르트팬들은 이제 다카쓰에 대한 짙은 향수와 그림자를 걷어내도 좋을 만하다. 새로운 ‘미스터 제로’ 임창용이 든든한 소방수로 활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임창용은 1일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한신 타이거스와의 원정경기에서 2-0으로 앞선 9회말 마운드에 올라 또 다시 세이브를 추가, 상큼하게 5월을 출발했다. 이날 상대타자는 4번 가네모토 도모아키, 5번 가쓰라기 이쿠루, 6번 도리타니 다카시. 모두 ‘옆구리투수’에 강한 좌타자들이었다. 한국계인 가네모토(한국명 김지헌)를 볼카운트 2-2에서 시속 148km짜리 몸쪽직구를 찔러넣어 삼진을 잡았다. 꼼짝 못하고 서서 삼진. 이어 가쓰라기를 3루땅볼, 도리타니를 2루땅볼로 가볍게 처리하고 팀 승리를 지켜냈다. 총 투구수 14개 중 스트라이크 9개. 직구를 11개(슬라이더 3개)나 뿌릴 정도로 시원시원한 피칭을 했고, 모두에게 초구 스트라이크를 꽂아넣었다. 특히 마지막 타자 도리타니에게 3구째 던진 공이 최고구속 156km를 찍었다. 이틀 만에 세이브를 추가한 임창용은 시즌 7세이브를 기록, 요미우리의 마크 크룬과 리그 세이브 부문 공동 3위로 올라섰다. 총 10경기 10이닝을 던져 방어율 0.00. 최근 일본언론은 그에게 다카쓰의 별명 ‘미스터 제로’를 붙였는데 그야말로 완벽투를 펼쳐나가고 있다. 특히 7세이브 중 3세이브를 일본 최고승률을 올리고 있는 한신을 상대로 얻어낸 것이어서 ‘호랑이 잡는 물찬 제비(스왈로)’로 불려도 손색없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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