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석진,“애태우는사랑질색,실제론쿨한남자죠”

입력 2008-05-0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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맺고 끊는 게 확실한 것이 요즘 안방극장이 권장하는 사랑법이라면, 이 남자의 사랑은 촌스럽다. 사랑한다는 말보다 헤어지자는 다짐이 더 잦으면서 결국 다시 만나는 참 질긴 인연. 게다가 이뤄질 수 없는 관계의 근본에는 신분 차이가 깔려 있다. 하석진이 SBS 주말드라마 ‘행복합니다’(극본 김정수·연출 장용우)에서 보여주는 사랑이 이런 식이다. 닳고 닳은 설정에 구구절절한 ‘빈티’의 조건은 다 갖췄음에도 하석진의 애정 연기는 요즘 시청자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구식이되 고급스러운 ‘빈티지’로 취급받는 느낌이다. ○ 이런 사랑, 가슴으로 느끼는 게 쉬운가 하석진의 올해 나이 스물 여섯. 그의 말을 빌리면 요즘 20대의 사랑은 “이성때문에 힘들어하고 이성을 힘들게 하는 것이 최악”이다. 하석진은 솔직했다. “이런 사랑을 가슴으로 느끼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요. 대본을 읽으면서 가끔은 저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어요. ‘행복합니다’의 강석이란 역할은 내게 가장 큰 시련과 고통을 안겨준 인물입니다.” 하석진은 강석의 촌스러운 사랑을 연민을 가지고 이해하려 노력했다. 순조롭게 사랑해도 모자랄 20대 청춘들. 그런 두 남녀가 어렵게 사랑을 하니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가”라고, 하석진은 카메라에 설 때마다 매번 그렇게 혼잣말을 한다고 고백했다. 가슴으로 느끼는 사랑 어디 쉬운 일인가요 대본을 읽다보면 가끔은 이해 못하는 부분도 있어요 ‘행복합니다’의 강석은 내게 큰 시련과 고통을 남겨줬죠 ○ 마초 연기에 대한 집착? “남자니까” 일부 20대 남자 배우는 남성적 냄새가 물씬 풍기는 ‘마초 캐릭터’를 고집하다가 시청률 고전, 흥행 실패라는 고배를 마시기도 한다. 하석진이 연기하는 ‘행복합니다’의 강석도 권투선수에 고아라는 마초적인 인물이 갖는 전형을 고스란히 갖췄다. 드라마의 시청률이 좋아서 그렇지, 시청자의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했더라면 하석진도 흔히 말하는 ‘마초의 함정’에 빠질 뻔 한 셈이다. “남자다운 캐릭터가 큰 유혹인 건 사실이에요. 인물이 남자답다는 이유만으로 더럭 연기하고 싶은 욕심이 나요.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남자잖아요.” 하석진은 덧붙여 자신의 성격 역시 “마초적인 부분이 많다“고 털어놨다. 무심한 듯 무뚝뚝해 주위에서는 자신을 “차갑게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사랑 앞에서도 그럴까. 하석진은 “제 딴에는 부드럽게 대하려고 하는데…”라며 말꼬리를 흐렸다. 허민녕 기자 just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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