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브레이크]용병스카우트“아!머리아파”

입력 2008-05-13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최강SK스카우터를통해본‘이상과현실’
대체 용병을 물색하기 위해 출국했던 SK 민경삼 운영본부장이 12일 귀국했다. 13일 문학구장에서 만난 민 본부장은 “되도록이면 새 용병을 5월까지는 뽑을 생각이다. 리스트 업 자료를 토대로 김성근 감독님과 상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압도적 1위팀의 전력 총괄 디렉터답게 민 본부장의 언행엔 여유가 흘렀지만 ‘직접 가서 봤는데도 똑 떨어지는 후보감이 없다’란 당혹스러움도 내비쳤다. SK가 자금력이 달리는 구단도 아니고, 넓디넓은 미국 땅에서 선수 1명 뽑는 것이 뭐 그렇게 어려울까 싶지만 SK 전원야구의 기반을 구축한 주역인 민 본부장의 경험에 근거한 분석은 돈과 운으로 용병 스카우트가 이뤄지지 않는 냉엄한 현실을 시사하고 있다. ○로컬 스카우트를 두고 싶어도… 민 본부장은 매년 5월경 스카우트 팀과 미국 전역의 마이너리그 구장을 찾는다. 미리 리스트업 시켜놓은 선수가 뛰는 경기장을 찾아가 관찰하고 접촉 여부를 최종 결정하는 방식이다. 실제 삼성을 제외한 한국의 전 구단은 이 방식으로 용병 수급을 한다. 유일하게 삼성이 이문한 스카우트를 미국에 상주시키고 있다. 이에 대해 민 본부장은 “솔직히 제대로 된 용병을 뽑기만 하면 로컬 스카우트 비용이 아깝지 않다. 일본만 해도 이렇게 한다. 그러나 우리는 일본과 달리 용병 수가 고작 2명인데 비용 대비 효율이 나올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더 나아가 글로벌 경영을 추구한다면 미국 내 팜(Farm)팀을 사버리는 방안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요원하다. ○에이전트의 에이전트를 상대하려니… 한국과 일본 구단의 외국 용병 수입이 어려운 이유는 유통 과정에 ‘거품’이 끼는 탓도 크다. 예를 들어 SK가 A란 선수를 낙점했다 치자. 통상적이라면 A의 에이전트와 교섭해서 계약할 사안이지만 A의 에이전트는 아시아 구단 협상 전문인 B란 에이전트를 다시 고용한다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선수의 몸값은 에이전트 비용이 이중 청구돼 더욱 올라가고, 그 B란 에이전트는 다른 아시아 구단을 끌어 들여 SK가 엄두도 못 낼 수준까지 몸값을 올려 놓는다. ○일본 경유 용병도 못 믿어… 당연한 귀결이겠지만 SK 등 한국, 일본 구단이 마음에 들어하는 선수라면 빅리그 구단들도 역시 유망주로 키우는 선수들이 대다수다. 40인 로스터에 들어있는 선수라면 이적료 부담을 각오해야 되는데 이 역시 갈수록 급등하는 추세다. 때문에 민 본부장은 “일본을 경유해 들어오는 용병을 고르는 것이 리스크가 적고, 적응력도 있다”라고 진단했다. 실제 레이번도 이 유형에 속하고, 한국 무대를 주름잡는 상당수 용병들도 이 코스를 거쳤다. 그러나 이미 퇴출된 쿠비얀의 경우를 보듯 일본 경유 용병이 성공 보증 수표는 더 이상 아니다. 이에 대해 민 본부장은 “한국야구의 수준이 (일본에서 안 되는 용병은 한국에서도 안 될 정도로) 올라갔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흐뭇한 일이지만 똘똘한 용병 스카우트의 솔루션은 점점 난해해지고 있는 셈이다. 문학= 김영준기자 gatzby@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