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포’아줌마VS‘섹시’뉴요커

입력 2008-06-0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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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같은’ 곗돈을 떼인 뒤, 이를 찾아 나선 아줌마들. 그저 야반도주한 일당을 잡아 사기당한 돈을 되찾기만 하면 되지만 사건은 점점 꼬여간다. 하지만 이에 맞서는 아줌마들의 ‘무대포’ 활약도 만만치는 않다. 그런데 이들의 대척점에는 화려하고 섹시한 여자 뉴요커들이 서 있다. 5일 한국 영화 ‘걸스카우트’와 인기 미드를 스크린에 옮긴 ‘섹스 앤 더 시티’가 나란히 극장에 간판을 건다. 여름 시즌을 앞둔 극장가에 한국영화와 할리우드 영화의 치열한 대결을 예고한다는 점에서 그 흥행 성적이 관심을 모은다. ● 아줌마 좌충우돌 VS 뉴요커 화려한 연애 영화 ‘걸스카우트’는 서울 봉촌동에서 그럭저럭 일상을 살아가는 4명의 여자가 어느날 자신들의 곗돈을 사기당한 뒤 돈을 찾기 위해 거친 세상으로 달려 나가는 이야기다. 아줌마들의 차진 입담은 우리네 이웃들의 이야기와 다를 바 없다. 스크린에 담아낸 이들의 그 활약상 역시 통쾌하다. 삶에 그리 큰 희망을 갖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절망도 하지 않는, 그러나 자신들의 소박하고 정당한 행복이 무참히 짓밟힐 때 바로 그 소박함은 절박함이 된다는 사실을 그려내는 순간 이 영화의 미덕은 빛난다. 신인 김상만 감독은 이들의 활약상을 속도감있는 진행과 편집, 다양하고 신선한 시도로써 그려나간다. ‘섹스 앤 더 시티’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미국 인기 TV시리즈를 영화로 옮겼다. 유명 칼럼니스트가 되어 화려한 뉴욕의 일상을 즐기는 캐리, 연애와 섹스에 관한 한 세상 가장 ‘쿨’한 여자인 듯 보이는 사만다, 결혼생활의 위기를 맞는 미란다 그리고 행복한 결혼에 아이에 대한 꿈을 키워가는 샬롯의 이야기가 TV시리즈의 연장선처럼 그려진다. ● 여배우, 그 화려한 이름을 확인하다 ‘내 이름은 김삼순’과 몇몇 로맨틱 코미디영화를 통해 충분히 ‘망가짐’의 재미를 안겨다준 김선아가 이끄는 ‘걸스카우트’의 ‘단원’은 나문희, 이경실, 고준희다. 닮은 구석이라고는 도무지 눈에 띄지 않는 극중 캐릭터들의 조화를 이뤄낸 것은 이들 여배우들의 힘이다. 생활감이 진하게 묻어나는 이야기 속에서 빛나는 이들의 연기는 바로 ‘망가짐’에 대한 두려움을 전혀 티내지 않는 여배우들의 용기이기도 하다. TV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섹스 앤 더 시티’의 출연진인 사라 제시카 파커, 킴 캐트럴, 크리스틴 데이비스, 신시아 닉슨은 스크린 속에서도 화려한 면모를 과시한다. 패션과 트렌드의 전시장을 방불케하는 장면 장면 속에서 이들 배우들의 이름은 ‘섹스 앤 더 시티’라는 ‘브랜드화’와 함께 이제 그 자체로도 ‘브랜드’로 자리잡은 듯하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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