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는나만의‘슈퍼맨’

입력 2008-06-0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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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명! 신인을 띄워라!” 가요계 불황이 계속되면서 신인 가수들의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무대에서 살아남는 생존 경쟁도 그만큼 세지고 있다. 그래서 나온 것이 ‘선배 마케팅’. 신인들이 음반을 발표하면서 기존 스타들과 합동 무대를 갖거나 또는 음반 프로모션에 도움을 받는 형태가 요즘 가요계의 트렌드다. 올 상반기 음반을 발표한 신인가수들의 수만 어림잡아 25명. 그러나 최근 쟁쟁한 명성을 자랑하던 선배 스타들도 음반에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신인 가수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그래서 선배 가수들은 실력을 갖췄음에도 빛을 보지 못하는 후배들을 위해 도우미로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김종욱이다. 김종욱은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인기 코너 ‘우리 결혼했어요’에 삽입된 테마곡 ‘그대만이’를 불러 화제를 모았다. 그는 각종 음악프로그램에 출연할 때 선배 여자 연예인들과 함께 무대를 장식해 눈길을 끌었다. 그동안 음악 프로그램에서 김종욱과 함께 선 여자 스타로는 ‘우리 결혼했어요’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솔비를 비롯해 씨야의 남규리, 이보람, 배우 홍수현, 황정음, 피아니스트 진보라 등이다. 순백의 웨딩드레스를 입고 무대에 오른 이들은 김종욱의 감미로운 목소리에 행복한 표정을 지어 보여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마리오는 최근 인기가 높은 크라운제이와 에픽하이 멤버 미쓰라진의 도움을 받았다. ‘우리 결혼했어요’의 ‘신상커플’로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크라운제이는 5월30일 KBS 2TV ‘뮤직뱅크’에서 마리오와 함께 무대에 올랐다. 에픽하이 미쓰라진 역시 1일 SBS ‘인기가요’에서 마리오의 도우미로 무대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그런가 하면 은지원은 신인가수 문지은의 무대에 올라 화제를 모았다. 문지은 타이틀곡 ‘여우가’의 피처링을 맡은 바 있는 은지원은 객원 래퍼로 방송에 함께 나와 랩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 외에 싸이가 작사·작곡한 ‘꽃처럼’을 부른 신예 피터를 위해 베이비복스 출신의 이지가 무대에 함께 올랐고, ‘사랑해’로 많은 사랑을 받은 마이티마우스를 위해 가수 솔비 등이 지원사격에 나선 바 있다. 대개 이런 경우 선배 가수들은 노 개런티로 무대에 오른다. 신인가수를 키우고 있는 한 소속사의 관계자는 “어떤 이들은 스타를 이용한 마케팅이라는 비난을 하기도 하지만 사실 신인으로서는 사람들의 눈에 띄게 하는 게 첫 번째”라며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도 그걸 알릴 기회가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다행히 선배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줘 후배들이 조금이나마 대중에 노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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