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이산’이병훈PD“11개월시청률핸드폰에모두저장”

입력 2008-06-1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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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 대가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시청률 도표.’ 사극에서 대가를 이룬 명 연출자라고 해도 시청률은 영원히 벗어날 수 없는 굴레와 같다. 최근 긴 여정을 마친 MBC 월화사극 ‘이산’의 연출자 이병훈(사진) PD의 이야기다.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이산’ 종방연에서 만난 이병훈 PD는 자신의 휴대 전화를 꺼내 그 안에 저장한 자료를 조심스럽게 보여줬다. 이 PD의 휴대전화에는 지난해 9월 17일 방송한 ‘이산’의 1회부터 가장 최근 방송인 9일 76회까지의 시청률이 한 회도 빠짐없이 저장돼 있었다. 이 PD는 휴대전화 속의 숫자를 바라보며 “이 시청률 때문에 ‘이산’을 연출하는 내내 마음 편할 날이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산’은 지난 해 9월 방송을 시작한 이래 줄곧 월화드라마 시청률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은 인기 드라마다. 30대 이르는 시청률을 나타냈고 그 동안 KBS 2TV와 SBS가 선보인 드라마를 앞지르면서 철옹성을 쌓았다. 하지만 이 PD는 “시청률이 오르면 오른 대로, 떨어지면 떨어지는 대로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며 “11개월 동안 시청률 때문에 노심초사하고 마음을 졸이고 전전긍긍하면서 지냈다”고 했다. 그를 괴롭힌 건 시청률뿐만이 아니다. 시청자들의 날카로운 평가도 이 PD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그는 “‘허준’, ‘상도’, ‘대장금’을 통해 인간적인 시각에 초점을 맞추다가 20년 만에 왕을 주인공으로 택했다. 하지만 여전히 시청자들은 ‘비슷하다’는 지적을 한다”며 “이제는 ‘이병훈 표 사극’ 대신 새로운 사극을 개발하는 것이 앞으로의 숙제”라고 덧붙였다. ‘이산’은 사극의 특성상 전국 곳곳을 찾아다니면서 촬영했다. 때문에 지난 11개월 동안 이 PD의 평균 수면시간은 3∼4시간에 불과했다. 이 PD는 “체력 유지의 비결은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마시는 홍삼 엑기스 덕분”이라며 “당분간은 원 없이 잠만 자고 싶다”는 소박한 계획을 밝혔다. ‘이산’은 16일 오후 9시 55분 마지막 회를 방송하고 11개월 동안 이어온 대장정을 마무리 한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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