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재훈의유로2008리포트]“체흐,이제눈물을거두렴”

입력 2008-06-1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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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축구선수권의 명성답게 이변과 파란은 빠짐없이 나왔다. 그래서 더욱 흥미진진한 대회가 되고 있고, 뒷얘기도 풍성하다. 특히, 지금까지 치러진 경기 가운데 터키와 체코의 B조 예선 마지막 경기는 극과 극을 오가는 경기로서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만하다. 0-2 상황에서 터키에겐 더 이상 길이 없어 보였지만, 스트라이커 니하트가 두 번의 좋은 기회를 골로 연결, 터키의 25분간의 기적 드라마가 완성됐다. 그리고 환한 웃음으로 8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 뿐이랴. 다 잡았던 경기를 최악의 결과로 받아들여야 하는 패한 팀의 충격은 더욱 크게 마련이다. 터키와의 예선 3차전을 화려하게 장식하려던 체코의 골키퍼 페트르 체흐는 눈물로서 그라운드를 떠났다. 터키 니하트의 첫 번째 골은 체흐의 완벽한 실책이었다. 물론 비가 내리고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세계 최고의 골키퍼라는 명성에 오점을 남길 만했다. 이런 체흐의 눈물은 이번만이 아니다. 프리미어리그와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접전을 펼쳤지만 우승 트로피는 들어올리지 못했다. 체흐로서는 시즌 내내 패배의 연속이었다. 이번 유로 2008에서 자신의 실책으로 탈락하게 된 것만 같아 마음이 더 무겁다는 그는 패배의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물론 아예 절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체흐의 코멘트에서 희망도 읽을 수 있다. 체흐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저지르며, 나도 실수를 저지른 사람이다”라고 말했는데, 최선을 다한 그가 충격에서 벗어나 첼시에서 더욱 좋은 모습으로 성장하길 바란다. 하 재 훈 대한축구협회 기술부장 호남대 스포츠레저학과 겸임교수 2003년 1년간 부천 SK 축구 지휘봉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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