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환의그라운드엿보기]진정한챔프실종된K리그

입력 2008-06-2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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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에서 승률이 높은 팀이 리그 타이틀을 차지할 확률이 높은 것은 상식이다. 그러나 승률이 높은 팀이 반드시 마지막 승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각국의 리그 운영 제도에 따라 우승의 향배는 다르게 나타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단일리그, 전·후기리그, 플레이오프제, 챔피언결정전 등 다양한 리그 운영 제도에 따라 챔피언이 결정된다. 유럽의 빅 리그들은 단일리그로 운영된다. 승점과 골득실차를 따져 우승을 결정짓는다. 여기에 상위리그 하위 팀이 내려가고, 하위리그 상위 팀이 올라가는 업다운 시스템이 적용된다. 상위 팀들은 우승 경쟁으로, 하위 팀들은 탈꼴찌 경쟁으로 팬들의 흥미를 더해준다. K리그는 독특한 리그제를 운영하고 있다. 6강 플레이오프제를 두고 있다. 중위권 구단에 유리한 제도이면서 우승 기회의 폭이 넓은 편이다. 그리고 리그 막판에 어느 구단이 팀 전력을 극대화하느냐에 따라 최후의 승자가 결정된다. 리그의 승률보다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이 우선이고, 플레이오프에서의 성적에 따라 리그 챔피언이 결정된다. 작년 K리그의 경우, 포항은 59.1%의 승률로 4위를 기록했지만, 플레이오프에서 승승장구 해 리그 타이틀을 차지했다. 승률이 가장 높은 성남(69.2%)은 2위가 됐고, 그 다음으로 승률 66.7%였던 수원은 3위, 울산(승률 62%)은 4위를 기록했다. 물론 승률은 플레이 오프 6강전을 포함한 기록이다. 우승팀인 포항은 경기당 평균 득점이 1.13점(31경기, 35득점), 실점은 1.09점(34실점)으로 나타났다. 반면 2위 팀인 성남은 1.14점(30경기, 44골), 실점은 0.73점(22실점)으로 리그 최고 좋은 기록을 냈는데도 우승을 못했다. 3위 팀 수원은 1.33점(27경기, 36골), 실점은 0.93점(25실점)이었다. 포항은 승률이나 평균 득실점 기록으로는 우승할 수 없는 팀이었으나 마지막 플레이오프에서 승자가 된 것이다. 반면 EPL의 경우, 리그 1,2위인 맨유와 첼시는 똑같은 78.95% (38경기)의 승률을 기록했지만, 승점에서 2점 앞선 맨유(87점)가 챔피언이 됐다. 중국프로축구 슈퍼리그에서 우승한 창춘 야타이는 평균 1.6득점(45득점), 0.8실점(23실점)을 기록했다. 준우승팀 북경 궈안은 득점 1.5점(43골), 실점 0.6점(18실점)으로 창춘과 대등한 기록을 보였지만 승점 1 차이로 우승을 놓쳤다 K리그의 운영 제도는 외국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시스템으로 페넌트레이스 성적의 비중이 크게 떨어지는 제도다. 이는 리그 승강제도가 없는 K리그 현주소이며, 축구 팬의 관심을 끌기 위한 흥행에 초점을 맞춘 제도이다. 그래서 K리그는 승률이 높다고 우승을 보장받는 리그가 아니다. 리그 성적과 우승의 상관관계가 높지 않다면 그것은 분명 결함이 있는 제도이다. K리그 운영 방식은 프로스포츠 세계에서 진정한 승자와 패자를 가릴 수 있는 제도가 무엇인지를 고민하게 만든다. 김 종 환 중앙대학교 사회체육학부 교수 학생들에겐 늘 ‘현실적이 되라’고 얘기한다. 꿈과 이상도 품어야 하지만 먹고 사는 것은 또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축구에서도 구체적인 문제 접근이 무엇보다 중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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