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재훈의유로2008리포트]전차군단경제축구의힘!

입력 2008-06-2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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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은 이날 8강전 포르투갈전에서 운용한 전술을 다시 들고 나왔다. 발락을 미드필드 꼭지점에 두고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가 뒤를 받치는 정삼각형의 4-3-3 포메이션을 구사했다. 반면 유럽선수권 대회 첫 4강에 오른 터키는 메흐메트 아우렐리우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두고 하밋 알틴톱과 아이한을 좌우로 펼치는 역 삼각형의 미드필드 운용, 즉 4-1-4-1에 가까운 4-3-3 전술을 사용했다. 결과는 두 팀간 역대전적에서 11승 3무 3패로 앞선 독일이 승리했다. 기록적인 면에서는 슈팅수 20-9, 유효 슈팅 11-3, 볼 점유율 54-46으로 미드필드를 장악한 터키가 앞섰다. 터키가 경기 운영면에서 더 나았지만 결과에서는 진 경기였다. 언제나 중요한 경기에서 승부사적인 기질을 보여주는 독일은 유효 슈팅 3개가 모두 득점으로 연결됐다. 어쩌면 너무도 운이 좋았던, 또는 신기에 가까운 골 결정력을 보여준 독일은 실리를 추구한 경제적인 축구로 승리를 거뒀다고 볼 수 있다. 독일은 예선부터 결승진출까지 5경기에서 10득점에 5실점했다. 반면 터키는 8득점에 9실점이다. 강팀의 면모로서 뛰어난 기술과 위협적인 스트라이커들을 보유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실점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이번 대회에서는 후반 15분 이후 가장 많은 골이 나왔다. 현재 총 73득점 중 36골이 들어갔다. 이날 경기 역시 총 5득점 중 3골이 이 시간대에 터졌다. 축구에서 후반 15분이 지나면 팀 분위기는 뚜렷해진다. 포기하든지, 의욕이 앞선 무모한 도전을 하든지, 끝까지 하려고 하는 강한 의지의 표현을 하든지…. 그런 측면에서 보면 독일의 주장 미하엘 발락은 훌륭한 그라운드의 리더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정말 훌륭한 리더라고 강조하고 싶다. 독일은 후반과 함께 79분 클로제의 골이 터지기 전까지 풀리지 않는 경기력과 터키의 경기운영에 밀려 잦은 패스미스로 자칫 가라앉을 수 있는 분위기를 느끼게 했다. 그러나 발락은 가라앉는 팀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선수들을 독려했고, 아울러 관중의 호응을 얻어내는 제스처와 목소리로 분위기 반전을 이끌어냈다. 리더다운 역할이었다. 서로 짜증내고 와해될 뻔했던 팀 분위기는 발락의 열정과 리더십에 다시 살아났고, 클로제의 골과 연이어 람의 결승골도 터졌다. 솔선수범하는 리더의 열정과 책임감은 팀을 구원하는 필수조건이다. 발락의 독일이 강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하 재 훈 대한축구협회 기술부장. 호남대 스포츠레저학과 겸임교수 2003년 1년간 부천 SK 프로축구 지휘봉을 잡았지만 너무 많은 것을 배웠고 또 깨우쳤다. 당시 느꼈던 감독의 희로애락을 조금은 직설적으로 풀어볼 요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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