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生달인! SD금요특강]별헤는캠프,텐트하나면GO!…아웃도어플래너한형석

입력 2008-07-0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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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어느새 코끝으로 다가왔습니다. 슬슬 가족과의 휴가계획 잡으랴 ‘즐거움 반’ ‘스트레스 반’으로 고민하고 계실 것 같기도 합니다. 저는 자칭 타칭 ‘아웃도어 플래너’입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직종에 종사하는 분들을 뵙지 못했으니 제가 국내 1호라고 해도 무방하겠지요. 자연을 찾아 자연을 호흡하면서, 그 곳의 제철 음식을 찾아 즐기는 노하우를 알려드리고, 예산에 맞추어 가장 알차고 재미있는 아웃도어 라이프를 제시해 드리는 것이 제 일입니다. 오늘은 휴가철을 맞아 ‘아빠들의 로망’ 캠핑에 대한 얘기를 좀 해볼까 합니다. 사실 야외에서 텐트를 치고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캠핑이야말로 모처럼 아빠들이 어깨에 힘 좀 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합니다. 저는 텐트라고 하는 천 한 장을 달랑 사이에 두고 자연과 가장 가까이 할 수 있는 캠핑이야말로 지상 최고의 휴양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최고의 휴양’은 사람의 의식주가 모두 ‘이동’해야 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한 여름에도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짙은 숲, 코가 매운 맑은 공기, 청정수와 현지의 신선한 먹거리들. 생각만 해도 가슴 한 구석이 ‘뻥’ 뚫리는 것 같지 않습니까? 요즘 아이들이 놀 곳이 없어 걱정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사실은 어른들도 놀데가 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그럴까요? 사실은 ‘갈 곳은 많고 놀데도 많다’가 정답입니다. ‘차가 막혀서 못 가요’는 진짜 거짓말입니다. 그저 인파가 몰리는 곳이 따로 있을 뿐입니다. 아웃도어 라이프는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장비가 없다고요? 돗자리 한 장이면 됩니다. 돗자리에 물통 하나, 김밥 싸들고 나가면 됩니다. 일단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몇 번 나가보다 보면 텐트가 필요하게 되지요. 사실 아웃도어는 텐트 하나면 사실상 끝입니다. 대형 마트에 가면 15∼30만원 정도에 질 좋은 텐트를 구입할 수 있습니다. 못 찾아서 그렇지 사실 우리나라 전국에는 어디든 야영장과 캠핑장이 있습니다. 국립공원은 안 된다구요? 다 거짓말입니다. 하다못해 북한산에도 캠핑장이 있습니다. 대도시 한 복판을 제외하고는 중심가에서 30분만 차를 타고 나가면 텐트를 칠 수 있는 멋진 캠핑장이 널려 있습니다. 코펠이니 버너니 하는 장비들도 처음부터 무리하게 구입할 필요가 없습니다. 집에 있는 휴대용 가스렌지와 식기면 충분합니다. 온갖 장비를 다 갖고 있는 저도 종종 이런 것들을 차에 싣고 캠핑을 떠나곤 합니다. “다 좋은데, 야외에 나가 아이들과 뭐 하고 놀지?” 고민하실 필요 없습니다. 그냥 집에서 하던 것을 밖에 나가서 한다고 생각하세요. 텐트를 치고, 현지 식재료를 사고, 밥을 짓고, 설거지하는 일들이 다 놀이입니다. 집에서 하는 일상이 야외에서는 모두 특별해지는 겁니다. 저는 바둑·오목·장기를 집에서는 절대 두지 않습니다. 오죽하면 선조들이 경치 좋은 곳 찾아서 바위에다 바둑판 새겨놓고 바둑을 두었겠습니까. 그 맛은 정말 안 둬보면 모른다니까요. 야외에서 치는 배드민턴 재미도 기가 막힙니다. 동네에서 치는 것하고는 차원이 다르니 꼭 한 번 해보세요. 칠흑처럼 어두운 밤에 아내와 맥주를 마시면서, 아이들과 코펠 밑바닥에 눌어붙은 누룽지 긁어먹으면서 노트북 켜놓고 보는 영화 한 편! 이거에 맛들인 어느 분은 아예 동대문시장에서 천을 끊어다가 스크린을 만들어놓고 즐기신다는 분도 계시더군요. 마지막으로 먹는 얘기입니다. 아웃도어 캠핑 요리의 목적은 ‘맛있게 먹기’가 아닙니다. 사실 야외에서는 무엇을 먹어도, 무엇을 마셔도 맛이 있습니다. 제일 치우기 쉬운 요리가 최고의 아웃도어 요리입니다. 캠핑에 익숙한 사람일수록 쓰레기와 되가져오는 짐이 적습니다. 이것저것 사서 결국 먹지도 못하고 버리고 오지 마세요. 집에 있는 밑반찬 가져가고, 소박하게 상을 차려 맛있게 먹고, 쓰레기 남기지 않고 오시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멋진 아웃도어 라이프입니다. 먹는 얘기 나왔으니 팁 하나! 테이블보 꼭 챙겨가세요. 테이블이 있으면 좋고, 맨 바닥이라도 신문지 깔고 먹는 것보다는 근사한 테이블보 한 장 깔고 먹으면 분위기가 ‘확’ 달라집니다. 김치찌개가 김치전골로 변신하는 순간이지요.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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