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바둑관전기]지성이면감천이라

입력 2008-08-0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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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성은 우직한 사람이다. 허장회 도장 출신으로 어려서부터 선배들에게 그 ‘우직함’을 인정받았다. “샤프한 맛은 전혀 없죠. 사람도 바둑도 된장스럽다고 해야 하나 ….” 강지성의 어린 시절을 지켜보았던 지도사범의 평가이다. 여기서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 하나. 강지성의 본래 이름은 강신영이었다. 개인적인 이유로 강지성이 됐다. 어느 고인이 “크게 되려면 이름을 바꾸시오”했는지 모른다. 그렇게 이름을 고쳐 ‘대박’이 난 대표 케이스가 일본에서 활동하고 있는 조치훈 9단이다. 본시 조치훈의 어릴 적 이름은 ‘조풍연’이었다. 그런데 탁발을 왔던 한 스님이 이름을 바꾸라고 해 조치훈이 되었다. 강지성도 이름이 좋다. ‘지성이면 감천’이 아닌가? 평범한 귀로 들어도 크게 될 이름이다. 아, 한 명이 더 있다. 최원용은 입단할 때까지만 해도 최민식이란 이름을 썼다. 어느날 갑자기 최원용으로 바꾸는 바람에 한국기원 사무국에서는 전산처리에 애를 먹었다. 여하튼 최원용도 개명한 뒤 부쩍 성적이 좋아졌다. <실전> 백2는 기세상 <해설1> 백1로 두고 한 판 붙어보고 싶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 수상전은 흑이 빠르다. 무모한 전투이다. <실전> 흑9는 중요한 수. 손을 빼 다른 큰 자리로 가면 어떻게 되나? <해설2> 백1로 젖힌 뒤 3·5면, 이 흑은 죽어 있다. 이렇게 백이 잡으러 오는 수가 있기에 흑은 실전처럼 하나 지켜둔 것이다. 흑백 간 몸싸움이 시작되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접근전을 피할 마음이 없다. 조훈현은 ‘화려한’ 싸움을, 강지성은 ‘우직한’ 싸움을 선호한다. 그 싸움이 어떤 차이가 있는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해설=김영삼 8단 1974yski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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