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바둑관전기]바둑황제, 2500국의신화를쓰다

입력 2008-08-1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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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전기를 쓰고 있자니 ‘영원한 바둑황제’ 조훈현 9단이 프로통산 2500국을 달성했다는 소식이 날아왔다. 실은 오늘 다른 이야기를 좀 해볼까 싶었는데, 워낙 희소식인지라 알려드리지 않을 수가 없다. 조9단이 2500국의 금자탑을 쌓은 대국은 10일 일산 킨텍스에서 벌어진 2008한국바둑리그 경기투어였다. 영광의(?) 상대는 이영구 7단. 조훈현 9단은 알려져 있다시피 1962년 세계 바둑사상 최연소인 만 9세 7개월의 나이로 프로에 입단했다. 첫 대국에서 2500국에 도달하기까지는 무려 46년의 세월이 흘렀다. 지금까지의 여정을 살짝 되짚어보자면, 500국을 1979년 최고위전 도전기(상대 서봉수)에서 세웠고, 10년 뒤인 1989년 기왕전에서 서능욱을 꺾고 1000승을 돌파했다. 2000국을 넘어선 것은 2000년 12월 LG정유배(현 GS칼텍스배)에서였으며, 상대는 공교롭게도 다시 서능욱 9단이었다. 조훈현 9단이 2500국을 달성한 날, 이 의미 있는 하루를 기념하기 위해 유일무이의 제자 이창호 9단이 직접 꽃다발을 건넸고, 한국기원에서는 감사패를 전달했다. 조훈현 9단이 뭐라고 했을까? “앞으로 2500국을 더 둬 5000국을 채우고 싶다… 만 쉽지 않을 것 같고, 은퇴 전까지 딱 3000국만 두고 싶다.” 조훈현 9단의 2500국 기록은 세계 최다기록이다. 한국보다 20여 년 앞서 프로제도가 만들어진 일본에도 없다. 현재 일본 최다대국 기록은 린하이펑 9단의 2144국이다. 이제 바둑판으로 가 보자. <실전> 백3으로 <해설1> 1로 두는 것은? 흑을 잡을 수만 있으면 좋은데 만만치 않다. 영 뒷맛이 고약해진다. <실전> 백9와 11이 좋다. 이 바둑의 승착이다. 백11로 <해설2> 백1로 두면 어떻게 될까? 이 수로는 흑을 봉쇄할 수 없다. 일단 이 흑이 움찔움찔 기어 나가게 되면 백이 몹시 피곤해진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해설=김영삼 8단 1974yski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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