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돌아본베이징]목숨건그들,꿈을건투혼‘감동올림픽’

입력 2008-08-2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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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상흔을 딛고 일어선 국가들의 희망찬 약진이 두드러졌던 2008 베이징올림픽. 순위는 대부분 하위권을 맴돌았지만 포기하지 않는 그들의 투혼과 정신은 높이 살 만 했다. 미국과 전쟁을 벌였고, 종교 분쟁이 지속되고 있는 이라크의 노력이 특히 아름다웠다. 육상 대표로 나선 다나 후세인 압둘라자크. 아랍권 여성이 운동한다는 이유로 바그다드 대학 운동장에서 뛰다 저격수 총탄을 맞을 뻔 했고, 약혼자인 개인 코치와 함께 승용차를 타고 이동하다 길거리 폭탄 테러의 위협을 받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나선 올림픽 무대. 피폐해진 조국을 대표해 16일 열린 여자 100m 예선에 출전한 다나는 12초36의 기록으로 개인 최고 성적을 냈으나 2조 6위에 그쳐 2회전에 오르지 못했다. 그러나 최선을 다한 아름다운 승부였기에 궈자티위창을 가득 메운 관중들은 아낌없는 갈채를 보냈다. IOC(국제올림픽위원회)가 특별 초청한 이라크 조정 대표팀의 활약도 눈물겨웠다. 총알이 빗발치는 티그리스 강변에서 맹훈련, 올림픽에 나선 이들은 11일 열린 조정 남자 더블스컬 예선에서 꼴찌를 기록했지만 “세계 화합의 무대인 올림픽 출전으로 우리 국민들에 희망을 안겼다”는 한마디를 남겼다. 내전이 지속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여자 육상 100m에 나선 로비나 무키미아는 이슬람 전통의 히잡을 머리에 쓰고 육상 트랙을 뛰었다. 비록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다나의 경우처럼 “내가 올림픽에 서 있는 것 자체가 기적”이라고 감격해 했다. 팔레스타인의 여자 수영 대표 나사르 자키아의 노력도 눈물겨웠다. 이스라엘이 허락하지 않는 바람에 가자 지구의 국제 규격 수영장에서 단 한 번도 헤엄치지 못한 채 올림픽에 출전한 자키아는 최선을 다했지만 끝내 준결승 진입에 실패했다. 이 밖에 러시아와 남오세티야 지역을 놓고 분쟁을 벌인 그루지야도 브라질 태생 이중국적 선수들을 여자 비치발리볼에 출전시키는 등 국민들에 희망을 안기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냈고, 소말리아 육상 대표팀의 여자 스프린터 사미아 유수프 오마르도 전체 46명 중 꼴찌를 기록했음에도 아름다운 도전 정신으로 잔잔한 감동을 남겼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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