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영은이상우의행복한아침편지]고3우리아들한달만참자

입력 2008-10-0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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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아들은 고3 수험생입니다. 지금까지 제 속을 한 번도 썩이지 않고 너무나 행복하게 해준 아들입니다. 그런데 저는 아들이 잠을 못 자가면서 공부하는 모습이 마음 아파서 지켜보지 못하는 마음 약한 엄마랍니다. 게다가 너무 미안하게도, 야간자율 학습을 하고 늦게 집에 들어오는 아들을 기다려주지 못합니다. 항상 먼저 잠이 들기 때문입니다. 사실 처음에 몇 번은 아들을 기다려봤습니다. 하지만 자정이 다 돼서 오는 아들을 기다리고 나면 도저히 아침까지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미안하지만 아들에게, 제가 밤 늦게까지 기다려줄 수는 없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아침밥은 거르지 않게 해주겠다고 아들과 약속을 했습니다. 그래서 저희 모자(母子)는 아침에 일어나서 잠깐 보고 그 다음 날 아침이 돼야 서로 만나고 있습니다. 솔직히 저희 아들은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이렇게 어렵고 힘든 시기가 올 거라곤 생각도 못했습니다. 그저 즐겁고 신나게만 시간을 보냈는데 고등학교에 진학해서 현실을 파악했습니다. 그때부터 공부에 몰두했지만 남들과 다르게 즐겁게만 보냈던 3년이라는 시간을 따라잡기란 보통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저희 아들은 고등학교 다니는 내내 책과 씨름하며 한 번도 좌절하지 않았습니다. 노력을 아끼지 않고 지금까지 왔습니다. 아들의 노력에 비해서 너무 조금씩 오르는 성적 때문에 제가 먼저 지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아들은 조바심이 났을 법도 한데, 오히려 제게 괜찮다며 담담하게 공부를 했습니다. 여태껏 남들 한 번씩 다 해본다는 그 과외 한 번 받아보지 못하고, 혼자 공부하는 모습을 보니 엄마로서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이번 여름방학 때는 과외 한 번 받아보지 않겠냐고, 힘들지 않느냐고 물어봤더니 오히려 괜찮다고 지금 하던 대로 꾸준히 혼자서 공부하겠다고 했습니다. 괜찮다는 아들의 한 마디에 어찌나 미안하면서도 대견스러웠는지 모릅니다. 얼마 전에는 수시모집이 있어서 저희 애도 원하는 대학에 원서를 넣었습니다. 아들 하는 말이 학교에서 다같이 수능 원서 쓸 때만 해도 그냥 그랬는데 수시 원서를 접수하고 나니까 수험생이라는 것이 정말 실감이 난다고 했습니다. 앞으로 수능이 얼마 안 남았습니다. 지금까지 잘 버텨준 우리 아들, 균형 잃지 않고 잘 견뎌줬으면 합니다. 지금쯤이면 모든 수험생들이 지치고 힘들 때라고 하던데, 늘 밝은 모습으로 생활하는 아들이 너무 고맙습니다. 얼른 수능 시험 보고 나면 우리 아들, 잠도 실컷 자게 하겠습니다. 그동안 하고 싶어도 못했던 일들 다 하게 해주고 싶습니다. 새로운 학문의 세계가 펼쳐질 그 날을 기대하면서 우리 아들 힘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관우야! 힘들지만 우리 조금만 참고 열심히 하자, 파이팅∼” 경남 김해 | 전희림 행복한 아침, 왕영은 이상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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