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영은이상우의행복한아침편지]여동생부부예뻐죽겠어요

입력 2008-10-0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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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서 제가 제일 닮고 싶은 부부, 그림 같은 부부가 있습니다. 언제나 서로 아끼고 웃음이 떠날 날이 없는 정말 예쁜 부부입니다. 바로 제 여동생과 제부입니다. 10년 전 저희 친정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저도 이혼을 하게 됐을 때, 저와 엄마에게 위로가 되어준 사람이 바로 제 여동생과 제부입니다. 제 여동생은 셋째 딸인데도 늘 장녀 노릇을 다 하는 듬직한 동생입니다. 그리고 제부도 제 여동생 생각에 동의해서 지극 정성으로 저와 저희 엄마에게 잘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친정에서만 그런 게 아니라 시댁에서도 동생과 제부는 딸 노릇, 아들 노릇을 잘 하고 있습니다. 동생네 시댁에는 아들만 넷이고, 그 중 제부가 셋째 아들입니다. 제 여동생은 시댁에 딸이 없다면서 시어머니한테 찾아가 종종 용돈도 챙겨드리고 도란도란 말벗도 해주고 옵니다. 제부는 제부대로 저희 친정엄마를 찾아와 어디 불편한 데는 없는지 알뜰히 챙겨줍니다. 말하자면 여동생은 시댁에 가서 딸 노릇을 해주고, 제부는 처가에 와서 아들 노릇을 합니다. 그런 모습이 참 배우고 싶고, 따라하고 싶게 만듭니다. 저는 제부를 ‘너무 착한 김 서방’이라고 부르는데, 예전에 제가 재혼하기 전에는 “처형 명절에 손님들 많이 오면 불편하죠? 그 땐 우리 집에서 며칠 쉬어요” 하면서 명절 전 날 자기 집 열쇠를 제게 살며시 쥐어주고 가곤 했습니다. 그럴 땐 마치 제부가 아니라 형부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김서방은 저보다 나이가 두 살 많습니다. 어쨌든 저는 그런 제부 모습을 보면서 ‘나도 꼭 김 서방 같은 사람하고 결혼해야지’ 하고 다짐을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사는 남편이 바로 김 서방과 동갑내기인 토끼띠 남자입니다. 김 서방만큼 다정다감한 사람은 아니지만 토끼띠라 그런지 착한 점은 많답니다. 거기다 제 여동생과 김 서방은 몇 년 전부터 저희 친정어머니를 모시고 와 한 집에서 살기 시작했습니다. 저희 친정집에 오빠가 둘이나 있고 위로 언니도 둘이나 있지만 제 여동생은 순서가 무슨 소용이냐며 제부랑 상의하더니 친정어머니를 자기 사는 집으로 모시고 갔습니다. 그 모습 보면서 다시 한번 감동을 했습니다. 언니로서 부끄러운 점이 참 많습니다. 어쨌든 지금 여동생 부부한테는 고등학교 2학년, 중학교 3학년인 딸 둘이 있는데, 이 아이들도 자기 부모를 닮아서 너무 너무 착합니다. 학교 갔다 오면 할머니 어디 편찮으신데 없냐고 물어보고, 어깨도 주물러 드리고, 다리도 주물러 드리고 너무나 알뜰히 자기 외할머니를 챙깁니다. 그런 거 보면 이런 게 정말 살아있는 교육이구나 싶습니다. 제 여동생과 김 서방! 보면 볼수록 너무 고맙고 부러운 부부입니다. 마치 제게는 교과서 같은 존재들입니다. 언제까지나 지금처럼 행복하게 살아가길 바라고, 예쁜 모습으로 잘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서울 동작 | 이미연 행복한 아침, 왕영은 이상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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