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천재’의 등장일까? ‘미완의 대기’ 기성용(19, 서울)이 또다시 킬러 본능을 드러내며 허정무호에 희망을 선사했다. 기성용은 11일 오후 7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에서 전반 3분 통렬한 왼발 논스톱슛으로 선제골을 작렬, 한국의 3-0 승리에 일조했다. 기성용은 전반 3분 우즈벡 진영 오른쪽 측면을 돌파하던 소속팀 동료 이청용(19, 서울)이 페널티에어리어 바깥쪽에서 길게 올려준 크로스를 페널티아크 정면에서 왼발 논스톱슛으로 연결, 그대로 골망을 갈랐다. 정확한 크로스와 위치 선정이 어우러져 만들어진 멋진 골이었다. 지난 9월 10일 북한과의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2차전에서 0-1로 뒤지던 후반 중반 감각적인 오른발 논스톱슛으로 천금 같은 동점골을 얻어냈던 기성용은 이번 우즈벡전에서도 킬러 본능을 유감없이 선보였다. 특히, 그의 포지션이 최전방 스트라이커가 아닌 중앙 미드필더라는 점은 더욱 고무적일 수밖에 없다. 일찌감치 골 맛을 본 기성용은 거침없는 플레이로 한국의 공격을 주도했다. 기성용은 중원에서 박지성(27,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을 비롯해 김정우(26, 성남), 이청용과 호흡을 맞추며 전방의 정성훈(29, 부산), 신영록(21, 수원) 투톱에게 찬스를 열어줬고, 적극적인 2선 침투로 우즈벡 수비진을 흔들었다. 전반 39분에는 우즈벡 진영 페널티에어리어 왼쪽 측면에서 현란한 헛다리짚기로 수비수를 유인했고, 이 틈을 타 오버래핑 하던 김동진(26, 제니트)에게 감각적인 패스를 연결, 신영록의 헤딩슛으로 이어지는 결정적인 찬스 상황을 만들어 줘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밖에 기성용은 공을 잡고 있는 상황에서 상대 수비진을 따돌리는 개인기를 선보이며 안정된 소유능력을 보여주는 등, 187cm의 장신답지 않은 유연한 몸놀림을 선보였다.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기성용은 후반 11분 송정현(32, 전남)과 교체되며 벤치로 물러났다. 이날 경기를 지켜 본 김대길 KBS해설위원은 ″기성용이 미드필드 진영에서 박지성만큼의 활약을 보이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는 ″전반 선제골은 이청용의 크로스도 좋았지만 정확한 슛으로 연결한 기성용이 만들어낸 작품″이라며 그의 활약을 인정했다. 지난해 7월 캐나다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본선에서 두각을 드러낸 기성용의 나이는 아직 19살에 불과하다. 채 약관이 되지 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2008베이징올림픽 본선 무대를 경험했고, 성인대표팀에서 당당히 주전으로 자리잡은 기성용에게 ´한국축구를 이끌어갈 기대주´라는 수식어는 부족해 보이기까지 하다. 【수원=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