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배영수“수년간갈고닦은魔球(마구)쓰겠다”

입력 2008-10-1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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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 실전에서 한번도 써먹지 않은 마구를 던질 겁니다. 아마 두산도 깜짝 놀라겠죠?” 삼성 배영수(27·사진)는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를 앞두고 “폭탄을 안고 적진을 뛰어드는 심정으로 던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러더니 결국 1차전에서 5이닝 3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5회에 허리가 좋지 않아 2실점했지만 노련하게 상대 타선을 요리해나갔다. 3차전까지 5이닝을 던진 선발투수는 양팀을 통틀어 그가 유일했다.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투수로 내정된 배영수는 “마구를 던져 상대를 혼란스럽게 하겠다”며 또 한번 당찬 출사표를 던졌다. 그 마구는 “스프링캠프나 시간이 날 때 수년간 갈고 닦아왔지만 한번도 실전에서는 던지지 않았던 비장의 카드”라고 했다. 그러면서 “플레이오프 1차전까지는 영업기밀”이라며 구종의 실체에 대해서만은 기사화하지는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배영수는 과거 불같은 강속구를 뿌릴 때는 구종이 단순했다. 직구, 슬라이더, 반포크볼 등 세 종류의 공만 던졌다. 당시에는 상대 타자들이 알고도 못칠 정도로 구위가 빼어났다. 그러나 지난해 1월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은 뒤 올 시즌에는 직구 스피드가 시속 140km를 넘을까 말까 했다. 그러면서 그는 시즌 중반 SK를 상대로 서클체인지업을 구사해 승리한 사실을 털어놨다. “몇년 동안 SK전에 승리를 따내지 못하면서 부진했는데 그날 서클체인지업을 던지면서 승리를 따냈다. SK에서도 직구나 슬라이더만 노리다 서클체인지업이 들어가니까 타자들이 혼란스러워했다. 구위가 떨어지니 구종이라도 다양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두산과의 플레이오프에 대비해 “새로운 공을 많이 던지지는 않겠지만 3-4 차례만 재미를 보면 된다. 두산 타자들이 분명 슬라이더를 많이 노릴 것이다. 그 공을 보면 타석에서 계산도 하나 더 하지 않겠느냐. 범타를 유도하거나 스트라이크만 몇개 잡아도 경기를 풀어나가기가 수월할 것이다”고 말했다. 게다가 올해 두산에는 강했다. 올 시즌 4차례 선발등판, 2승1패를 거뒀지만 방어율은 2.08이었다. 시즌 방어율 4.55보다 월등했으며 구단별 방어율을 비교해볼 때도 두산전이 가장 좋았다. 배영수가 플레이오프에서 새롭게 장착한 ‘마구’로 또 한번 기선을 제압할지 궁금하다. 팬들도 배영수가 새롭게 선보이는 ‘마구’의 실체가 무엇인지 지켜볼 만하다. 대구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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