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씽스페셜]‘발야구’에족쇄는없다, 3번타자도테이블세터

입력 2008-10-1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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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고영민전진배치왜?
두산 김경문(56) 감독이 파격적인 타순 조정을 감행했다. 시즌 내내 붙박이였던 3번 김현수를 5번으로 내리고 전날 6번을 쳤던 고영민(사진)을 3번으로 전진 배치했다. 테이블세터를 사실상 세 명으로 늘려 최대한 풍성한 밥상을 차리겠다는 의도다. 발 빠른 이종욱-오재원-고영민을 나란히 1-3번에 배치한 것은 다분히 상대 선발 존 에니스를 의식한 작전. 투구폼이 큰 에니스는 퀵모션에 허점을 보여 주자에게 스타트를 허용하기 쉽다. 하물며 두산의 발 빠른 주자들이라면 말할 것도 없다. 김 감독은 “상대 투수가 주자를 묶는 데는 강하지 못하다. 투수가 위기에 몰리고 발 빠른 선수들이 자꾸 살아나가면 시즌 때와 달리 밸런스가 흐트러지기 마련”이라고 했다. 전날 두산을 승리로 이끈 ‘발야구’의 위력을 배가시키기 위한 변화인 셈. 1차전에서 안타 없이 부진한 김현수를 하루 만에 5번으로 내린 것도 눈에 띈다. 김 감독은 “김현수가 너무 욕심을 부리는 것 같아 부담을 덜어주고 싶었다”고 했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김현수가 해결을 못 해줄 바에야 전날 맹활약한 세 명을 최대한 연결해줘야 흐름이 끊기지 않는다는 계산도 포함돼 있다. 김 감독은 “시즌 중에는 좋을 때 변화를 잘 안 주는 편이다. 하지만 단기전에서는 매 경기를 끊어서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과거 포스트시즌에서의 연패 경험도 결단을 부추겼다. 김 감독은 2005년 한국시리즈에서 4연패,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2승 후 4연패를 당해 패권을 내준 아픔을 잊지 못하고 있다. 또 ‘하던 대로’를 외쳤던 롯데의 준PO 참패도 큰 자극제가 됐다. 김 감독은 “단기전에서도 큰 틀은 바꾸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해왔는데, 로이스터 감독이 팀을 잘 이끌어놓고도 마지막에 연패로 지는 걸 보니 허무하더라”면서 “이번에는 한 발 앞서 미리 대처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잠실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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