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융의일본,일본야구]승엽-병규희비엇갈린CS 2차전

입력 2008-10-2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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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해진승엽가뿐하게‘솔로축포’
요미우리 이승엽은 검은 양말을 무릎까지 올려 신는 ‘농군 패션’으로 23일 주니치와의 클라이맥스시리즈 2스테이지 2차전에 나섰다. 전날 1차전의 4타수 무안타에 보내기 번트 실패의 수모를 씻겠다는 결연한 의지로 비쳤다. 그 결과가 5타수 2안타로 나타났고, 시리즈 1호 홈런으로 연결됐다. 반면 전날 멀티히트에 홈런을 터뜨렸던 주니치 이병규는 3연타석 삼진을 포함해 4타수 무안타로 꽁꽁 묶였다. 왜 하루 만에 두 타자의 희비가 엇갈리게 된 것일까. 도쿄돔 현지에서 직접 취재한 김일융 <스포츠동아> 통신원의 진단을 들어봤다. ○ 이승엽, 생각을 줄인 덕분에 전날의 부진 탓인지 경기 전 이승엽은 특별한 말이 없었다. 하라 감독은 “이제 한 경기 했다. 마무리 크룬이 졌으니 어쩔 수 없다”라며 전날 패배(3-4)에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희일비하지 않는 하라의 선수를 향한 신뢰는 2차전에 임하는 요미우리 선수들의 부담감을 줄이는 효과를 불러왔다. 이승엽의 7회 솔로홈런은 승부 자체엔 큰 영향이 없었지만 3차전 이후 심리적 안정과 좋은 흐름을 불러오는 한방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3번 오가사와라가 2방, 4번 라미레스가 1방을 터뜨린 덕에 이승엽은 ‘내가 해결해야 한다’란 부담감이 줄었을 테고, 그것이 홈런의 원동력이었다. 특히 홈런 방향이 밀어 친 좌중월 홈런인데 이승엽이 가장 좋을 때 나오는 방향이었다. 경기 직전 시노즈카 타격코치를 만났는데 “이승엽이 어제 자꾸 어려운 공에 손을 댔다. 노려 치려고 하다가 주니치 배터리의 수읽기에 당했는데 오늘은 구종이나 코스를 골라 치지 말고 좋은 공이라 생각하면 그냥 스윙하면 된다”라고 말했다. 오늘 2안타는 이런 단순함이 성과를 냈다고 볼 수 있다. ○ 이병규, 힘이 들어간 때문에 이병규는 이승엽과 정반대로 설명할 수 있다. 전날 홈런은 오른 손목 통증이 남아있는 탓에 힘을 뺀 스윙이었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오늘은 의욕이 넘쳤고 힘이 들어갔다. 또 요미우리 투수진은 이병규의 약점을 파고들었다. 몸쪽 바짝 붙는 직구와 바깥쪽 떨어지는 포크볼을 섞은 우에하라의 패턴에 완벽히 당해 헛스윙을 연발했다. ○ 2차전의 맹폭은 요미우리에 악재? 요미우리는 17안타-11득점으로 2차전 대승을 했다. 그러나 요미우리의 올 시즌 패턴은 크게 이기면 다음날 잘 못 치는 경향이 있어서 3차전을 낙관하긴 힘들다. 그렇더라도 3-5번 중심타선의 성적이 워낙 좋아서 하라 감독은 내일도 타순을 고정시킬 가능성이 크다. 요미우리가 이기려면 주니치의 3번 모리노와 4번 우즈 중 최소 한 명을 철저히 봉쇄해야 한다. 3차전 선발론 요미우리는 좌완 우쓰미, 주니치는 베테랑 우완 가와카미가 예상된다. 그러나 오가사와라-이승엽-가메이의 요미우리 좌타선이 2차전에서 워낙 좋았기에 이를 겨냥해서 대만 출신 좌완 천웨이인이 선발로 나설 여지도 있다. 도쿄 | 김일융 일본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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