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수첩]블랙파워미국!스포츠변화신호탄

입력 2008-11-0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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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가 미국 최초의 아프리칸-아메리칸 대통령 당선자로 탄생되면서 미국은 변화의 한가운데 서 있다. 이제 미국은 누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변화의 물결에 휩싸이게 됐다.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가 탄생하는데는 수많은 흑인들의 희생이 있었다. 이름없는 들꽃들이 밀알이 돼 오늘의 흑인 대통령을 탄생시킨 것이다. 1955년 매우 평범한 시민이었던 주부 로사 파크는 백인을 위해 자리를 비키라는 운전사의 말을 거부하면서 흑인 인권운동에 불을 지핀 계기가 됐고, 1963년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목사는 “나에게 꿈이 있다(I have a dream.)”는 연설로 흑인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줬다. 사실 미국 사회 전반을 통해 흑인들이 두드러진 무대는 스포츠계다. 흑인들만의 뛰어난 자질을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는 탈출구였다. 그러나 흑인에 대한 벽은 높았고 견고했다. 1947년 스포츠 만능스타 재키 로빈슨이 흑인 최초로 메이저리그 인종의 벽을 허물었다. 3년 후 1950년에는 NBA에서 얼 로이드가 흑인 최초의 선수가 됐다. 1966년 텍사스 웨스턴칼리지(현 유니버시티 오브 텍사스 엘파소)의 돈 해스킨스 감독은 NCAA 농구 사상 처음 토너먼트에서 흑인 5명을 주전으로 기용해 정상에 오르는 위업을 달성했다(2006년 영화 글로리 로드로 제작됐다). 미국 스포츠 메이저 종목에 흑인 선수의 분포는 널리 퍼져 있다. 야구는 마이너리그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다소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지도자에게는 여전히 문호가 닫혀 있다. 대학풋볼 NCAA I-A 스쿨(119개)에 흑인 감독은 단 6명에 불과하다. NCAA에 흑인 선수 분포는 무려 70% 가량 된다. 그래서 NFL에는 제도적으로 이를 방지하고 있다. 이른 바 ‘루니 룰(Rooney Rule)’이다. 2003년 피츠버그 스틸러스 구단주 댄 루니가 제정한 NFL의 규약으로 감독을 선임할 때 구단은 소수계와 필히 인터뷰를 해야 된다는 조항이다. 이를 어겼을 때는 NFL로부터 벌금을 부과받는다. 2006년 디트로이트 라이언스는 이 룰을 어겨 20만 달러의 벌금을 제재받았다. 이 룰이 정해진 뒤 NFL에서 흑인 지도자는 6%에서 22%로 껑충 뛰는 신장세를 보였다. 2007년 최초의 흑인 슈퍼볼 감독이 탄생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흑인 대통령 탄생은 각 분야에 이제 변화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에 불과하다. LA|문상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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