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마리아’성서인물에도전장낸뮤지컬신인신해철

입력 2008-11-1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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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연기자다. 마왕에서 교주로 데뷔해 다시 바리새인까지, 거듭 변신 중이다. 가수 신해철이 뮤지컬 ‘마리아 마리아’에 도전했다. 성서의 인물, ‘마리아’의 삶을 작가적 상상력으로 재조명한 ‘마리아 마리아’에서 그는 예수를 유혹하는 바리새인 역을 맡았다. 그룹 넥스트의 마왕(별명), ‘고스트스테이션’의 인기 DJ, 언변의 달인 ‘쾌변독설가’ 등 기존에 그를 보았던 이미지는 잠시 잊자. 냉정하게 ‘연기’를 바라볼 차례다. 별 1개? 별 5개? 주관적인 점수표는 관객들이 작성할 차례다. 신해철 출연이라는 말에 당장 공연장으로 달려갈 것인가, 그가 나오기에 도리어 관람을 피할까? 50% 확률이다. 공연장에 가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게 만드는 존재, 뮤지컬 신인 신해철이다. ○ 신해철, 연기하는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배우로서 나는 평가절하 돼있다. (웃음) 나름 유명배우다. 히트작 ‘안녕, 프란체스카’가 있다. 이후에 대본이 안 들어와서 출연을 못했지만, 재미있다. 연기에 몰입해 대사를 하고 있으면, 캐릭터가 나인지 그냥 껍질이 나인지 느껴지는 즐거움이 있다. 매일 밤 다른 사람으로 변신할 수 있는 기회를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이랄까? (배우) 기질도 있는 것 같다.” ○ 뮤지컬 ‘마리아, 마리아’에 출연한 이유는? “지금까지 뮤지컬에 참가를 못한 이유는 뮤지컬은 1년 동안 몇 달을 통째로 할애해야 하는데 시간이 없었다. ‘마리아 마리아’는 담당자가 ‘노래와 대사가 몇 줄 안 된다’고 섭외했다. 와보니 웬 걸? 그게 아니었다. 이러다가 다른 단원들에게 민폐 끼치면 안 된다는 생각에 열심히 한다. 넥스트 콘서트는 잘못하면 내가 뒤집어쓰면 되는데 뮤지컬은 다르다. ‘가수가 유명하다고 데려왔더니 잘 못한다’그러면 나도 망신스럽지만, 뮤지컬 하시는 분들한테 폐가 될 것 같아서 긴장을 많이 하고 단원들 도움도 많이 받고 있다. 특히 ‘마리아 마리아’가 창작 뮤지컬이고, 몇 해를 선전한 작품이다. 창작 뮤지컬이 싸우고 있는 곳에 뛰어드는 게 내 인생에 의미가 있단 점이 출연 결정하는 데 많이 작용했다.” ○바리새인 역할의 만족도는? “재미있다. 예수 역을 하라면 10리 밖으로 도망갔을 텐데… 해낼 수도 없다. 바리새인이라는 인물은 예수를 결국 죽이는 인물이다. 입체적인 방식으로 죽인다. 내가 기억하는 첫 연극 무대는 초등학생 때 주일학교 연극이었다. 광야에서 예수를 유혹하는 사탄이었다. 이후로 크고 작은 학예회에서 항상 악역 전문이었다. 바리새인을 맡게 됐을 때 ‘올 것이 왔다’, ‘악역전문배우로 거듭나자’고 생각했다. ‘마리아 마리아’가 선교극을 벗어난 지는 오래됐다. 나도 무신론자다. 종교적 감화 이런 목적이 아니다. 한 수 배우려고 하고 있고, 배우들 가운데 한 사람으로 이름을 올리고 뮤지컬 실전에 대해 배우고 있다. (관객들이) 현장에 와서 보니 ‘실제로 더 잘 생겼더라’ 이런 거 느꼈으면 좋겠다.” ○ ‘마리아 마리아’공연 팀의 팀워크는 어떤가? “뮤지컬 쪽에 와보니 ‘다른 극단도 분위기가 이렇게 좋냐?’고 물을 정도로 일가친척으로 이뤄진 극단 같다. 백 스테이지 오면 히트인데, 저를 챙겨주느라 바쁘다. ‘유치원 자모회’도 아닌데… 내가 길치인데다가 복잡한 구조물에서 공연해 본 적이 없다. 어두컴컴한 곳에서 보이지 않는 형체가 내 손을 잡아끌어준다. 야맹증이 있어서, 어디로 나가야 할지 몰라 왼쪽 계단으로 내려올 때 누가 나를 안아서 내려온다. 마주치는 사람들이 “오빠 이쪽!, 형 이쪽! 이쪽!” 그러면서 뒤에서 챙겨준다. 다른 배우의 협조가 없다면 혼자서 존립이 불가능한 창피한 입장이다. (웃음) 귀여움 받으면서 잘 하고 있다. ‘계속 이러고 살아도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행복하다. 뮤지컬 백 스테이지에서 아름답게 화합하는 단원들의 모습이 자극이 돼서 오히려 넥스트 앨범 녹음 속도가 빨라졌다. 넥스트 멤버들에게도 뮤지컬 배우들이 매일 똑같은 연기를 되풀이하는 데도 그 정열을 어떻게 유지하고 보여주는지 느껴야 한다고 말한다.” 변인숙 기자 baram4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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