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해철“나의음악인생20년은재미있었다”

입력 2008-07-02 12: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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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 신해철이 데뷔 20주년 기념 앨범을 발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신해철은 2일 오후 7시30분 서울 홍대 상상마당 라이브홀에서 20주년을 회고하는 앨범 ‘리멤버런스(Remembrance)’ 쇼케이스 겸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그는 18일과 19일 ‘토크앤쇼(TALK&SHOW)’라는 타이틀로 서울 광장동 멜론악스에서 20주년 기념 콘서트를 가진다. 신해철은 1988년 ′무한궤도′ 리드싱어로 MBC 대학가요제에 출전해 대상을 수상하면서 데뷔했다. 1990년 ′슬픈표정하지 말아요′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가수로 나선 그는 그동안 연기자, 버라이어티 진행자, 라디오 DJ 등 여러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했다. 이번 앨범의 타이틀이 ‘회고록’인 만큼 신해철은 4장의 CD에 음악, 인생, 결혼, 아이 등 자신이 살아온 길을 팬들과 지인들과 이야기하는 소망을 담았다. 이날 신해철은 “최고의 정상의 자리에는 없었지만 잘 되는 축에 끼여서 20년 동안 살아왔다”며 “재미있게 보낸 20년”이라고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돌이켜봤다. 다음은 신해철과 일문일답. - 데뷔 20년이 지난 소감은. “꼬마 신동 가수라고 불리면서 10세에 데뷔해서 20년이 지나서 서른 살이 되서 뒤를 돌이켜 생각해 보니 1등을 해서 트로피를 타는 시간은 아니었지만 재미있게 보낸 20년이었다.” - 이번 앨범 어떻게 구성됐나. “20년 동안 스물 몇 장의 앨범을 발표했는데 압축해서 4장의 CD에 담았다. 내 음악을 좋아했던 이들과 새로 듣게 될 사람들이 모두 재미있게 들을 수 있는 앨범이 되길 바란다.” - 어떤 식으로 곡을 선정했나. “모든 앨범의 곡을 한 번씩 들어보는데 24시간이 넘어갔다. 어떤 곡은 도저히 창피해서 들을 수 없는 것도 있었지만 그런 서투름을 좋아했던 이들을 위해 몇 곡 담았다. 어떤 곡은 약점을 모두 보완하며 재녹음 과정을 거쳤다. 한마디로 피똥 싸는 작업이었다.” - 20년이 지났는데 음악적인 변화는 없나. “늘 그때마다 하고 싶은 노래가 바뀌었다. 스무살 때는 닥치는 대로 부딪치며 헤매는 작업이 즐거웠다. 마흔이 되니 깊이가 있고 뭔가 형태를 갖춘 음악을 하겠다고 생각하는데 답이 잘 안 보인다. 아무것도 보이는 어둠 속을 더듬어 가는 건 똑같은 것 같다.” - 앞으로 발매할 새 음반은 어떤 콘셉트인가. “20주년 기념 앨범 공연이 끝나면 곧 녹음에 들어간다. 난 LP시절에 데뷔해 3번째 앨범까지 LP로 판을 제작했다. 그 후 늘 첨단 음향을 배우려고 노력을 해온 것 같다. 하지만 요즘 어떤 음반을 들어봐도 컴퓨터로 다듬어지고 깎여서 생명력 없는 음악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새 앨범 녹음은 밴드가 공연 실황을 녹음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 LP로 판을 낼 생각은 없나. “불가능하다. LP을 제작하는 기계가 폐기되서 남아있지 않는다. 아주 소수 마니아들의 수요가 있다면 일정량이라도 만들 의향은 있지만 불행히도 수요가 없다.” 신해철은 기자회견을 마치며 “허물도 많고 잘못한 것도 많은데 20년 동안 음악 생활을 현재진행형으로 할 수 있었다는 것에 대해서 신에게 감사드리고 싶은 심정”이라며 “음악을 하는 것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감사하면서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홍재현 기자 hon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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