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WBC투·타핵심朴·李포기못해”

입력 2008-12-2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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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김인식 감독은 26일 코칭스태프 회의를 거쳐 2차 후보선수 명단 32명을 발표했다. 당초 28명의 최종엔트리를 확정할 계획이었으나 국내파 27명과 해외파 5명을 합쳐 32명으로 예비엔트리를 압축했을 뿐이다. 김 감독은 회의 뒤 브리핑에서 “박찬호가 내년 1월 6, 7일 필라델피아에서 신체검사가 있어 10일에나 (합류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수 있고, 이승엽도 최근 KBO(한국야구위원회)에서 요미우리에 협조를 요청해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지만 본인 의사가 어떻게 되느냐가 변수라 오늘 명단에 포함시켰다”고 밝혔다. 즉, 박찬호(필라델피아)와 이승엽(요미우리)을 어떻게든 대표팀에 합류시키기 위한 시간을 벌기 위해 최종엔트리 확정을 내년 1월 10일 전후로 늦췄다는 설명이다. ○ 왜 박찬호, 이승엽인가? 박찬호는 최근 필라델피아와 1년 단기계약을 발표한 기자회견에서 “대표팀 합류가 어려울 것”이라며 김인식 감독과 팬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이승엽도 지난달 일본시리즈 직후부터 일관되게 “요미우리와 4년 계약을 맺은 뒤 첫 두해 동안 부진해 내년 WBC에 출전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러나 김 감독은 박찬호와 계속 접촉하며 합류를 요청해왔고, 이승엽과도 25일 서울에서 따로 만나 설득작업을 펼쳤다. 이승엽과의 만남에는 KBO 하일성 사무총장도 동석했다. 김 감독이 이처럼 박찬호와 이승엽에게 공을 들이는 이유는 투타의 기둥격인 이 두 선수가 빠지면 최강 전력 구축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김 감독은 이날 브리핑에서도 “최고의 멤버로 최강팀을 만들고 싶어 포함시켰다”고 인정했다. 김 감독의 보다 자세한 언급은 없었지만 하 총장은 “박찬호는 (3월 아시아 라운드에서) 대만전을 위해 꼭 필요하다. 대만은 우타자 위주라 좌완보다는 우완이 필요하고, 박찬호의 경험과 관록이라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이승엽의 존재 유무는 타선의 중량감 측면에서 두말할 필요가 없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걸림돌과 향후 절차는? 김인식 감독의 애타는 ‘SOS’ 요청에도 불구하고 박찬호와 이승엽의 합류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사실 실현 가능성은 희박한 편이다. 박찬호는 내년 WBC가 열리는 동안 스프링캠프에서 필라델피아의 영건들과 치열한 선발경쟁을 펼쳐야 하고, 이승엽은 본인의 고백처럼 팀내 입지가 최대 걸림돌이다. 하일성 총장은 “이승엽이 또 요미우리 하라 감독이 일본대표팀 사령탑으로 WBC에 출전하는 것에도 부담을 느끼지 않나 판단된다”고 해석하기도 했다. 따라서 김인식 감독은 내년 3월 5-9일 열리는 아시아 라운드 출전만으로 대표팀 합류기간을 한정하는 선에서 박찬호와 이승엽을 설득, 소속팀과 최종 담판을 짓도록 여유를 준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은 이날 이례적으로 취재진에게 “박찬호와 이승엽이 스스로 구단과 해결할 수 있도록 접촉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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