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高高’…골프용품수입사‘苦苦’

입력 2009-01-1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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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가앉아서15∼20%올라…손님발길‘뚝’
글로벌 금융 위기에 따른 환율 급등으로 골프용품 수입업체들의 한숨이 깊어졌다. 특히 엔화의 강세로 일본용품 수입 업체들이 고전하고 있다. 1월이면 골프용품 시장은 바쁘게 움직인다. 시즌을 앞두고 다양한 신제품이 쏟아지면서 치열한 홍보전이 전개된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 홍보는 제쳐두고 신제품을 구경하기도 힘들어졌다. 환율 상승으로 업체들이 수입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브리지스톤 클럽을 수입판매하고 있는 (주)석교상사 홍보팀 최은희 과장은 “환율이 많이 올라 있는 상태라 수입해 판매할수록 적자를 봐야하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환율 상승분만큼 가격을 올려 판매하는 것도 쉽지 않다. 경제 상황이 어려운데 가격을 올리면 또 다른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런 상황이라 대리점에 ‘판매를 자제해 달라’는 업체도 생겨났다. A업체는 수입을 중단하면서 재고 물량이 크게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수입이 재개 될 때까지 판매를 유지하기 위해선 속도를 조절할 수밖에 없다. 물건을 사려고 해도 판매할 제품이 없어서 못 파는 기이한 현상이다. 억지로 수입을 해와도 고민이다. 원가 상승에 환율 상승까지 겹쳐 불가피하게 판매 가격을 올려서 팔아야 하기 때문이다. 던롭코리아 김세훈 팀장은 “어쩔 수 없이 판매가를 올릴 수밖에 없다. 일본 현지 판매가가 9만엔에서 10만엔으로 올라 수입 원가가 상승한데다 환율 상승까지 더해져 국내 판매가격이 15∼20% 정도 인상됐다”고 설명했다. 이 업체는 원가 상승에 환율 상승분을 합쳐 기존 90만 원이던 드라이버의 신제품 가격을 130만 원으로, 250만 원대에 판매되던 아이언 세트는 315만원으로 인상했다. 신제품 출시가 늦어지는 탓에 용품 판매점의 매출도 뚝 떨어졌다. 매장은 말 그대로 파리만 날린다. 예년 같았으면 새로 나온 신무기를 구경하기 위해서라도 하루 20∼30명씩의 손님이 드나들었지만 올해는 싸늘하다. 일산 타워골프 이수필 사장은 “수입업체는 제품을 들여올수록 적자라는데 매장은 문을 열고 있을수록 적자다. 얼마나 손님이 없는지 요즘에는 문이 열리는 소리만 들려도 반가울 정도”라고 말했다. 12일 현재 환율은 1달러당(미국) 1360원, 일본 엔화는 100엔당 1510원으로 지난해 초 950원과 850원대 보다 큰 폭으로 상승했다. 환율 상승으로 제품을 들여와 판매하자면 어쩔 수 없이 가격을 올려 받아야 한다. 그러나 가뜩이나 위축된 경제 상황에서 섣불리 가격 올렸다가 소비심리마저 얼어붙게 만들 수 있어 업체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주영로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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