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부’를다루다…의학드라마새지평연‘종합병원2’오늘종영

입력 2009-01-1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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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소송부터 논문 조작까지’ 15일 막을 내리는 MBC 수목극 ‘종합병원2’는 국내 의학드라마로는 드문 시도로 기록될 전망이다. 최근 들어 방송가에서 병원이나 의사를 소재로 한 드라마는 1년에 한 두편은 반드시 제작될 정도로 인기 장르로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드라마들이 의사를 선망의 직업으로 다뤘던 반면 ‘종합병원2’(극본 최완규·연출 노도철)는 의료업계의 치부와 고민을 과감하게 드러내는 ‘객관화’를 택했다. 이런 성과에 힘입어 13년 만에 제작된 시즌2에 이어 내년 초 방영을 목표로 시즌3이 추진되는 중이다. 때문에 미국 인기드라마 ‘닥터 하우스’, ‘그레이 아나토미’ 등과 비견될 한국판 의학드라마로 기대를 모은다. ○막연한 ‘동경’ 대신 숨기고픈 ‘치부’를 공개하다. ‘종합병원2’가 여느 의학드라마와 가장 큰 차이를 보인 부분은 의학계의 치부를 적극적으로 조망한 점이다. 극 초반 의료 사고를 전면에 다루면서 이를 은폐하려는 일부 의사 사회의 갈등을 그려 주목받았다. 특히 김정은이 연기한 주인공 정혜윤을 사법고시를 통과하고 레지던트에 도전한 인물로 설정해 의료사고와 의료소송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을 가했다. 이 과정에서 김정은이 과도하게 의사 사회를 비판하는 내용이 반복되자, 일부에서는 이 캐릭터를 두고 찬·반 의견을 나타냈지만 이는 곧 드라마를 향한 관심을 유발하는 기폭제로 작용하기도 했다. 절박한 상황에 놓인 환자들에게 강렬한 유혹의 대상인 장기 거래, 신약 개발을 두고 논문을 조작하는 내용은 극 후반을 채운 주요한 이야기다. 이 중 제약회사와의 거래를 통해 의사들의 연구 논문이 조작될 위험성을 조심스럽게 제기해 극적 긴장을 높였다. 최근 방송한 ‘뉴하트’, ‘외과의사 봉달희’ 등 의학 드라마들이 의사들의 로맨스나 아니면 손에 땀을 쥐는 긴박한 수술 장면으로 흥미를 이끌었던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인기 캐릭터 탄생 실패의 아쉬움 ‘종합병원2’는 1994년 방송했던 원작에 이어 이재룡 오욱철 조경환 심양홍 등 기존 출연자들이 다시 모였다. 여기에 최완규 작가까지 합류해 시즌 드라마의 시작을 알렸다. 하지만 시청자의 눈길을 확 끄는 인기 캐릭터가 탄생하진 못했다. 앞으로 시즌3이 예고된 상황에서 드라마를 대표할 만한 캐릭터의 부재는 제작진이 풀어야 할 가장 큰 숙제다. 그나마 ‘종합병원2’에서 소극적이나마 대중화된 캐릭터를 만든 연기자로는 사고뭉치 레지던트로 열연한 차태현(최진상 분)이 있다. 환자와 의사 사이의 심리적 신뢰관계를 뜻하는 단어 ‘라뽀’(rappor)를 분명하게 드러내면서 친근한 의사의 모습을 표현했다. 덕분에 차태현은 드라마가 표방하는 ‘휴머니즘’에 가장 부합하는 캐릭터로 남았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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