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악문김수경“3승투수로사라질순없다!”

입력 2009-01-1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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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3승투수일 뿐이다. 존재감이 없어진다는 게 두렵다.” 히어로즈 김수경(30)은 지난해 26경기(선발 16경기)에 등판해 106.2이닝을 던지며 3승6패, 방어율 3.99를 기록했다. 후반기에 구위가 살아난 것이 희망이지만 데뷔 후 최소승을 올린 지난해의 악몽을 지울 수는 없다. 그래서인지 벼랑 끝에 선 심정으로 2009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부진을 돌아보며 “팀 창단이 늦어지면서 해외 전지훈련도 못 가고, 몸을 제대로 만들지 못하고 시즌에 들어가면서 초반에 공이 나오지 않았다. 그렇더라도 그건 핑계에 불과하고 내 책임이다. 난 3승투수일 뿐이다”고 스스로를 자책했다. 그래서 지난 시즌이 끝나자마자 몸만들기에 돌입했고, 집에서 쉬는 날에도 하다못해 팔굽혀펴기라도 하면서 이를 악물었다. 작년 11월부터 공을 만지기 시작했으니 다른 해보다 한달쯤 빠른 페이스. 현재 원당구장에서 젊은 투수들과 함께 하프피칭을 하면서 “어깨는 돼 있지만 오버페이스는 하지 않겠다”며 수위조절까지 신경쓰고 있다. 그는 지난해 연봉 3억4000만원에서 3000만원이 오른 3억7000만원에 계약했다. 외야수 송지만(4억원)에 이어 팀 2위이자 투수 중 최고연봉. 프리에이전트(FA) 신청을 포기한 데 따른 보상 차원도 있지만 이장석 대표가 평소 성실한 자세와 모범적인 마인드를 가진 그를 높이 평가하면서 기둥투수로 대우해준 것이다. 올해는 에이스로 도약해달라는 격려였다. 그는 “난 아직 에이스가 돼 본 적이 없다. 과거에는 정민태 선배가 큰산으로 버티고 있었고, 이젠 후배 장원삼 마일영이 에이스로 자리잡았다”면서 “그럼에도 구단에서 나를 많이 생각해줘 고맙다. 보답하는 길은 결국 성적 아니겠느냐. 올해로 내 나이도 만 서른이 됐다. 이젠 존재감을 찾고 싶다”고 고백했다. 지난해까지 직구와 슬라이더만으로 통산 105승을 올렸지만 올해는 제3의 무기, 체인지업을 확실히 장착할 욕심이다. 그리고 올해는 초반부터 치고나가겠다는 의지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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