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진정한홈런왕’의탄생은언제쯤?

입력 2009-01-23 14:5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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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적인 홈런왕 베이브 루스가 화려한 홈런포로 팬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으며 메이저리그 무대에 등장한 이래 야구의 꽃은 항상 홈런이었다. 대다수의 야구팬들은 치열한 투수전보다 커다란 아치를 그리며 담장을 넘어가는 장쾌한 홈런에 열광했으며, 이 때문에 야구계에는 ‘수위 타자는 포드를 몰지만, 홈런왕은 캐딜락을 몬다’라는 우스개 소리까지 생길 정도였다. 이러한 이유로 선수들은 홈런에 집착할 수밖에 없었고, 과거 10년간 메이저리그 홈런 레이스를 지배했던 배리 본즈, 마크 맥과이어, 새미 소사의 약물 복용 사건은 과도한 홈런 욕심이 만들어낸 부산물 중의 대표격으로 치부되고 있다. 약물 복용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난 이후 대다수의 팬들과 전문가들은 1994년 발생한 노조 파업의 여파로 식어가던 메이저리그의 인기를 부활시킨 1998시즌 마크 맥과이어와 새미 소사의 홈런 레이스, 그리고 2001시즌 내내 홈런 기록 경신 여부와 인종 차별적인 내용으로 화제를 몰고 다녔던 배리 본즈의 73홈런을 진정한 홈런 신기록으로 인정하지 않기에 이르렀다. 대다수의 팬과 전문가들이 약물 복용의 효과로 이룩한 홈런 기록을 인정하지 않게 되자, 다시 주목받게 된 기록은 한때 불멸의 기록으로 여겨지기도 했던 1961년 뉴욕 양키스의 외야수 로저 매리스가 기록한 61홈런이다. 이제 팬들은 한시라도 빨리 매리스의 61홈런 기록을 경신하는 ‘진정한 홈런왕’이 탄생하길 바라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61 홈런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있는 타자는 누가 있을까? 그 주인공은 아메리칸리그의 만능타자 알렉스 로드리게스(뉴욕 양키스)와 내셔널리그의 거포 라이언 하워드(필라델피아 필리스)이다. 역대 최고 타자를 향해 순항중인 뉴욕 양키스의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1975년생으로 어느덧 30대 중반의 나이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매년 40개 가까운 타구를 담장 밖으로 넘기고 있고, 2007시즌에는 54홈런을 기록하기도 했다. 로드리게스는 낮은 타율과 엉성한 수비 등으로 설명되는 전통적인 거포 이미지와는 다르게 과거 40-40 클럽에 가입한 적이 있을 정도로 빠른 발을 갖고 있고, 날렵한 수비와 정교한 타격을 모두 갖춘 이 시대 최고의 타자다. 실력 외적인 요소 중 로드리게스가 갖고 있는 최대 강점은 좋은 동료를 두고 있다는 점이다. 베이브 루스의 곁에는 루 게릭이, 로저 매리스의 곁에는 미키 맨틀이 있었듯, 로드리게스의 뒤에는 2009시즌부터 새롭게 클린업 트리오를 구성할 마크 테셔리아가 버티고 있다. 테셔리아의 존재는 투수들로 하여금 로드리게스에게 정면 승부를 하게 할 것이고, 그 결과는 다수의 홈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또한 2008시즌까지 뉴욕 양키스가 홈으로 사용했던 양키 스타디움이 전통적으로 우타자에게 불리한 구장이었다면, 2009시즌부터 새롭게 홈구장으로 이용하게 될 뉴 양키 스타디움은 우 타자에게 불리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기 때문에 로드리게스는 더 좋은 환경에서 더 많은 아치를 그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공 수 주를 겸비한 만능 타자라면,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라이언 하워드는 타율은 낮고 홈런은 많은 전형적인 4번 타자 스타일이다. 2005시즌 단 88경기에서 22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메이저리그 팬들의 뇌리에 강한 임팩트를 남긴 하워드는 소포모어 징크스(2년차 징크스) 따위는 남의 이야기라는 듯, 메이저리그 풀타임 첫 해인 2006시즌에 58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내셔널리그 홈런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 2007, 2008시즌에도 45개가 넘는 홈런을 쏘아올렸고, 190cm가 넘는 키에 100kg을 훌쩍 넘기는 압도적인 체격 조건을 지닌 하워드가 갖고 있는 이미지는 ‘스치면 넘어 간다’ 이다. 비록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5시즌 동안 .280에도 미치지 못하는 통산 타율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정교함과는 거리가 있지만, 2008시즌에 기록한 153개의 안타 중 절반이 넘는 수치인 78개가 장타로 연결되었듯, 타격 파워에 있어서만큼은 현역 메이저리거 중 따를 자가 없을 정도이다. 만약 하워드가 풀타임 첫 시즌이었던 2006시즌에 기록한 3할 대의 타율을 다시 회복하고, 매년 200개 가까이 당하는 삼진의 개수를 줄일 수만 있다면, 하워드의 진정한 홈런 신기록(시즌 62개) 작성은 이른 시일 내에 가능할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또한, 하워드의 포지션은 1루이기 때문에 타 포지션에 비해 수비부담이 덜하다는 장점도 갖고 있다. ‘야구의 꽃’이라 불리는 홈런 분야에서 각 리그를 대표하고 있는 두 타자는 언제든지 61개가 넘는 홈런을 기록해, 매리스의 기록을 깨뜨릴 만한 재능과 성실함 모두를 갖춘 선수들이다. 만약 새로운 홈런왕이 탄생한다면, 모든 야구팬들은 무한한 존경과 ‘진정한 홈런왕’ 이란 명예가 깃든 칭호를 부여할 것이다. 그러나 그 이전에 모두가 원하는 단 한 가지의 전제 조건이 있다. ‘절대 약물에 의존한 홈런 기록이 아니어야 한다는 것 이다.’ 조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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