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해법있다”vs“한국은느린팀”…한국-이란전벤치전쟁

입력 2009-02-0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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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감독‘경험한수위’vs다에이감독‘선수때태극호침몰주역’
분위기가 서서히 무르익고 있다. 2010남아공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B조에서 치열한 순위 경쟁을 펼치고 있는 한국과 이란이 11일 오후 8시30분(한국시간)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한 판 대결을 펼친다. 한국은 2승1무로 조 선두, 이란은 1승2무로 뒤를 쫓고 있다. 벤치 간 치열한 장외전쟁도 흥미를 더한다. 한 때 양국 축구를 대표한 허정무(54) 감독이나 알리 다에이(40) 감독은 저마다 승리를 자신한다. “이란이라고 무서울 게 없다”며 허 감독이 포문을 열자 다에이 감독도 “한국은 태국보다 느린 팀”이라며 맞불을 놓았다. ○현역 시절은 다에이가 우위? 허 감독의 테헤란 방문은 이번이 네 번째. 그러나 썩 좋은 기억은 없다. 현역 시절, 허 감독의 첫 방문은 1973년 19세 이하 아시아청소년선수권 때였다. 당시 대회 준결승에서 이란을 만난 허 감독은 팀의 0-1 패배를 막지 못했다. 4년 뒤 허 감독은 아르헨티나월드컵 아시아 예선에 참가했지만 2-2로 비겼다. 그 때 허 감독은 골 맛을 보지 못했고, 이영무 전 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이 2골을 모두 넣었다. 반면, 90년대 ‘아시아 킬러’로 자리매김했던 다에이 감독은 한국전에서 행복한 추억을 갖고 있다. 190cm 장신을 활용한 문전 포스트 플레이는 수비수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한국 축구사에 영원히 기억될 1996년 아시안컵 8강전의 치욕도 다에이가 주역이었다. 다에이는 후반에만 홀로 4골을 몰아넣어 한국에 2-6 완패를 안겼다. 한국이 전반까지 2-1로 앞서고 있었기 때문에 더욱 쓰라렸다. ○감독은 ‘경험 최우선’…허정무 우세 지도자로서는 허 감독이 확실히 우위를 점하고 있다. 올림픽팀을 이끌던 2000년, 허 감독은 이란 4개국 초청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테헤란을 찾았다. 비록 이란과 대결하지 않았으나 한국은 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열네 살 터울이라는 사실을 반영하듯, 허 감독이 대표팀을 이끌었을 때 다에이는 현역으로 뛰고 있었는데 2000년 레바논 아시안컵 8강전에서 한국은 짜릿한 2-1 역전승을 일궈냈다. 다에이는 결정적 실수를 범해 김상식의 동점골로 연결됐다. 최근 분위기도 허 감독이 좋다. 한국은 허 감독이 부임한 뒤 중동에 한 번도 지지 않았다. 더구나 사우디아라비아를 19년 만에 원정(리야드)에서 격파한 기억도 생생하다. 반면, 작년 3월26일 쿠웨이트전에서 지도자 데뷔전을 치른 다에이 감독은 이란 축구협회와 선수기용 문제를 놓고 한바탕 홍역을 치른데 이어 지난달 28일에는 태국과 아시안컵 예선에서 득점 없이 비기는 수모를 겪었다. 테헤란(이란)|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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