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임시지휘봉히딩크“지성,챔스리그서만나자”

입력 2009-02-1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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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에서 가장 흔히 쓰는 문구 중 하나가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다. 한솥밥을 먹고, 한 가지 목표를 향해 뛰던 동료 또는 사제지간이 다른 팀으로 마주쳤을 때 쓰이는 표현이다. 거스 히딩크(63)와 박지성(28). 2002한일월드컵을 통해 사제의 끈을 맺은 이들은 누가 봐도 최고의 찰떡궁합이었다. 특히 포르투갈전에서 결승골을 넣고 히딩크의 품에 안기던 박지성의 골 세리머니는 영원히 기억될 명장면이다. 하지만 월드컵 이후 에인트호벤(네덜란드)까지 이어진 동료의 정은 이제 접어야한다. 대신 적으로 만난다. 히딩크 러시아대표팀 감독이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라이벌 첼시의 지휘봉을 잡았기 때문이다. ○‘투잡’ 히딩크 감독= 히딩크는 러시아대표팀은 물론이고 첼시를 동시에 맡기로 했다. 이른 바 ‘투잡’이다. 히딩크는 11일(한국시간)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지금은 예외적인 상황이다. 첼시가 아닌 다른 구단이었다면 노(No)라고 대답했겠지만 구단주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르다. 가능한 한 첼시를 돕고 싶다”며 첼시 감독직을 수락했다. 임기는 2008-2009시즌 종료까지 3개월 정도. 러시아축구협회도 대표팀을 계속 지휘하는 것을 조건으로 첼시 사령탑 겸임을 허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첼시는 최근 성적 부진에 책임을 물어 스콜라리 감독을 해임하고 새 사령탑을 찾아왔다. 히딩크가 겸직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5년 에인트호벤 감독 시절 호주대표팀을 맡아 두 집 살림을 하면서도 월드컵 16강에 진출한 경험이 있다. 히딩크의 첼시행은 구단주와의 특수 관계 때문이다. 내년까지 러시아축구협회와 계약을 연장한 히딩크는 첼시 구단주인 로만 아브라모비치로부터 월급을 받기 때문에 그의 제안을 거절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박지성과 언제 만나나= 한국 팬들의 관심은 히딩크와 박지성의 만남에 쏠린다. 그렇다면 히딩크가 지휘봉을 잡는 동안 과연 만날 수 있을까. 일정상 히딩크와 박지성의 만남이 확정된 것은 없다. 첼시와 맨유는 이미 정규리그 2차례의 대결을 모두 치렀다. 칼링컵에서는 맨유가 결승에 올랐지만 첼시는 떨어졌다. 결국 가능성은 FA컵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찾을 수 있다. FA컵 대진에 따르면 첼시와 맨유는 대회 5라운드(16강전)에서 맞대결을 피했다. 첼시는 왓포드와, 맨유는 더비 카운티와 각각 원정경기를 치른다. 하지만 FA컵은 매 라운드별로 대진 추첨을 하기 때문에 양 팀이 모두 이기면 언제든 만날 수 있다.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도 양 팀은 일단 만나지 않는다. 하지만 챔스리그는 16강에서만 같은 국가 팀의 대진을 피할 뿐 8강부터는 무작위로 뽑는다. 따라서 맨유와 첼시가 8강에 오른다면 운명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 최현길기자 choihg2@donga.com


동영상 제공: 로이터/동아닷컴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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