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에웬‘반라골퍼’?스텐손, WGC 1R워터해저드서‘팬티샷투혼’

입력 2009-03-1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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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에서 스트립쇼를? WGC 1라운드에서 가장 화제가 된 것은 타이거 우즈도 공동 1위 그룹도 아닌 헨릭 스텐손이다. ‘사막의 황태자’란 애칭을 가지고 있는 스텐손(스웨덴)은 13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도랄 골프장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월드골프챔피언십(WGC) CA챔피언십 대회 1라운드 3번홀(파4)에서 티샷을 러프 왼쪽 호수의 진흙 밭으로 날려 버렸다. 경기 중 워터 해저드에 빠진 볼을 쳐내기 위해 양말과 골프화를 벗고 볼을 치는 장면은 종종 볼 수 있다. 1998년 LPGA US여자오픈에서 박세리가 러프에 빠진 볼을 쳐내기 위해 하얀 발을 드러내고 워터 해저드에 들어갔던 일은 가장 유명한 장면이다. 하지만 스텐손은 양말과 신발은 물론 바지와 상의까지 벗었다. 흰색 속옷 하의만 남기고 모두 벗은 채 웨지를 집어 든 스텐손은 비록 러프로 보내기는 했지만 워터 해저드를 탈출했고 골프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보기를 기록했다. 볼이 워터해저드에 빠졌을 경우에는 세 가지 플레이 방법이 있다.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1벌타를 받고 볼이 들어간 지점의 말뚝 선상에서부터 2클럽 이내에 드롭 후 플레이다. 벌타를 받지 않고 플레이할 수도 있다. 그러나 클럽의 바닥부분(솔)이 지면에 닿지 않도록 해야 하고 볼을 움직여서도 안 된다. 풀을 헤쳐서도 안 된다. 클럽이 지면에 닿으면 벌타가 부과된다. 캐디가 함께 들어가서도 안 된다. 스텐손은 벌타를 받지 않고 플레이하기 위해 이 같은 방법을 선택했다. 굳이 셔츠와 바지까지 모두 벗을 필요까지 있었느냐는 질문에 스텐손은 “원래 하느님이 나를 그렇게 창조하셨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또 “볼이 진흙에 떨어졌고 아직 여섯 홀이나 남았는데 옷이 만신창이가 되게 할 수는 없지 않느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했다. 속옷 투혼을 펼친 스텐손은 3언더파 69타를 쳐 공동 17위에 오르며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렇게 스타일을 중시하는 멋쟁이 골퍼 헨릭 스텐손이 플레이 하는 모습을 직접 보고 싶다면 4월 23일부터 26일 까지 제주 핀크스 골프 클럽에서 ‘2009 발렌타인 챔피언십’을 기대해보자. 발렌타인 챔피언십에는 헨릭 스텐손을 비롯해 어니 엘스(남아공), 그레엄 맥도웰(북아일랜드), 리 웨스트우드(영국), 등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출전한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동영상 제공: 로이터/동아닷컴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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