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칩사용요구에기겁“욕설달고사는데어떻게…”
마이크로칩 마이크. 한국에서는 생소하기만 한 장비다. 16일(한국시간) 멕시코전을 앞둔 펫코파크에서도 바로 이 물건 때문에 실랑이가 생겼다. 마이크로칩은 스포츠방송사들이 현장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특수 제작한 초소형 마이크다. 선수들 유니폼의 등 부분에 부착하는데, 메이저리그 중계 때 보편적으로 사용된다. 경기 중 덕아웃에서 주고받는 잡담이나 스스로에게 화가 나서 무심코 내뱉는 욕설 등도 여과 없이 전달된다. WBC 사무국은 이번 대회를 중계하는 ESPN에도 마이크로칩 사용을 허가했다. 하지만 갑자기 “마이크로칩을 부착해달라”는 부탁을 받은 코칭스태프는 단칼에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 유독 욕설에 민감한 한국 특성상 선수들이 자신도 모르게 비속어를 내뱉기라도 하면 문제가 커진다. 욕하는 입 모양이 카메라에 고스란히 잡혔다가 곤욕을 치른 선수도 있는데 말이다. 또 아무리 부피가 작더라도 선수들로서는 마이크로칩의 존재가 신경 쓰이기 마련이다. 반면 사무국에서는 “당연한 일인데 왜 거부하느냐”며 이해 못하겠다는 반응. 결국 유일한 빅리거인 추신수만 타격훈련 때 마이크로칩을 달아야 했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떼어버렸음은 물론. 문화의 차이가 빚은 해프닝이었다. 샌디에이고(미 캘리포니아주)|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