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30주년심수봉“내음악은억눌린아픔의탈출구”

입력 2009-03-30 03:08:09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올해 30주년을 맞은 가수 심수봉이 “그동안 나의 음악은 억눌려 있었던 것을 노래로 풀어내는 과정이었다”고 감회를 밝혔다. 30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조선웨스턴호텔에서 열린 ‘심수봉 30주년 기념 콘서트-뷰티풀데이’ 제작발표회에서 심수봉은 “빠르면 빠르고 길면 긴 세월이었는데 나에게 있어 30년간 음악은 떠밀린 인생의 탈출구였다”며 “30년이 지난 지금은 내가 하고 싶은 영혼에서 나오는 음악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심수봉은 1978년 MBC ‘대학가요제’에 출전했다가 레코드사와 계약을 맺고 1979년 ‘그때 그 사람’으로 데뷔했다. 이후 ‘백만송이 장미’,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비나리’, ‘사랑밖에 난 몰라’ 등 무수한 히트곡을 남겼다. 최고의 가수였지만 정치권과의 스캔들, 방송 금지 등으로 인해 힘겨운 나날을 보내야 했다. 심수봉은 “30년 동안은 개인적으로 힘들고 아팠던 것을 극복하기 위해, 호흡하고 싶어 노래를 했다면 이제는 한 단계 더 비상하고 싶다”고 소망을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데뷔 30주년을 맞았다. “한 것도 없이 30주년이 된 것 같기도 하고, 엄청나게 긴 시간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나에게 ‘30’이라는 숫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많은 사랑을 받아온 30년에 점을 찍고 앞으로의 새롭게 걷는다는 게 중요하다. -감회는 어떤가. “그동안 나에게 음악은 힘든 삶에서 호흡하기 위한 탈출구였다. 억눌려있던 것을 노래를 풀어내는 과정에서 많은 이들이 공감을 해준 것 같다. 하지만 앞으로는 나의 노래가 달라질 것이다. 이제는 영혼에서 나오는 노래를 부를 수 있을 것 같다.” -30주년 기념 콘서트와 더불어 앨범을 발표하는데. “이제는 비상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활동 범위를 조금 더 넓혀 중국, 미국, 일본 등에서 공연을 열게 됐다. 이번 앨범에는 통일을 기원하면서 북한 노래도 불렀다. 또한 록을 가미한 음악도 하게 됐다. 흥미로운 음반이 될 것 같고 공연 내용도 좀 더 풍요로워졌다.” -최근 ‘꽃보다 남자’에서 구혜선이 ‘사랑밖에 난 몰라’를 부르는 등 심수봉의 노래가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데. “‘꽃보다 남자’에 내 노래를 나왔다고 알려줘서 드라마를 한 번 본 적 있다. 출연하는 남자 분들이 잘 생겨서 나도 본다.”(웃음) -함께 무대에 오르고 싶은 후배가수가 있나. “재능있는 후배 가수에게는 관심이 간다. 최근에는 장기하와 얼굴들이 좋았다. 지루하지 않은 음악을 만들어내는 걸 높이 사는데 장기하는 그런 면에서 뛰어나다. 하지만 지명도가 있는 가수를 내 무대에 초대하는 결례를 범하고 싶지는 않다.” -이번 공연 스케줄이 상당히 빡빡한데 체력관리는 어떻게 하나. “공연하기 전 체력 보강을 한다. 러닝머신 등 운동도 하고 음식도 조절한다. 공연 앞두면 살을 빼는 것도 준비과정이다. 무엇보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 힘이 솟는 것 같다.” - 지난 30년을 10년 단위로 정리한다면. “처음 10년은 지금도 가슴이 울렁거릴 정도로 두려움을 떨쳐 수 없었던 시기였다. 왜 인생이 이렇게 될까 상상도 못했던 일들이 의도치 않게 전개됐다. 그토록 화목한 가정을 꿈꿨지만 비참한 상황에서 첫 단추가 껴졌다. 방송국에서도 환영받지 못했다. 노래는 방송 금지 처분을 받았고 어디 가서나 늘 거부당했다. 그래서 나는 아직도 방송국에 가면 두렵다. 하지만 그 시점에서 나에게 소명감을 줬다고 생각한다. 그 다음 10년은 가정사로 너무나 힘들었다. 세상이 나를 배신해도 나를 실망시키지 않은 한 남자를 위한 집요한 노력이 있었지만 또 이혼했다. 30년이 되는 10년은 보람이 있었다. 객관적으로 나를 바라봤고 하나씩 나의 문제를 해결해 나갔다. 그리고 음악적 재능을 받은 사실에 감사했다. 아픔 사이에서 터트려진 노래 덕분에 결과물이 있었던 10년이었다.” -이후에는 어떤 음악을 할 예정인가. “30년에서 가장 큰 소득은 나를 보게 됐다는 점이다. 어떤 영향력을 가지고 살아야 하는지 알게 됐다. 앞으로 심수봉의 음악은 아마도 추구했던 소리를 잡아내게 될 것이다.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심수봉은 6월17일과 18일 이틀 동안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공연을 시작으로 부산, 청주, 대구, 마산, 울산, 안산, 성남, 고양, 인천, 대전, 광주, 의정부, 천안, 여수, 김해, 거제, 광양을 비롯해 미국 샌디에이고, 시애틀 등 모두 15개 지역에서 전국 투어 공연 ‘뷰티풀 데이’를 펼친다. 또한 3개의 CD로 구성된 30주년 기념음반 ‘뷰티풀 러브’를 발매할 예정이다. 스포츠동아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