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대표팀현장분위기]느긋한南“北빗장풀려면긴장부터풀자”

입력 2009-03-3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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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와 비장함. 한국과 북한의 훈련 분위기는 극과 극이었다. 결전을 하루 앞둔 31일 오후 한국은 파주국가대표트레닝센터(NFC)에서, 북한은 경기가 벌어질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각각 마무리 훈련을 가졌다. 한국 선수들은 허 감독의 독려 속에 훈련 내내 웃고 떠들며 시종일관 여유 있는 모습을 보인데 반해 북한 선수들의 입가에서는 미소를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대표팀 승리 코드는 여유 “딱 0.5초만 더 생각해도 충분해. 늦지 않아.” 정해성 대표팀 수석코치는 31일 파주에서 마지막 훈련을 마친 뒤 박주영, 이근호, 기성용을 따로 불러 이같이 당부했다. 북한이 수비 위주로 나올 것은 자명한 일. 경기 중 몇 차례 찾아오지 않는 찬스를 살리기 위해 골 결정력이 더 없이 중요한 상황에서 어린 선수들이 자칫 부담이라도 가질까 염려한 것. 허정무 감독이 이날 화기애애한 훈련 분위기 조성을 위해 워밍업으로 술래잡기를 택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선수들은 큰 소리로 웃어가며 술래를 잡기 위해 혹은 술래가 되지 않기 위해 그라운드에 나뒹구는 등 시종일관 밝은 표정을 유지했다. “경기 당일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허 감독이 경기 직전에는 훈련량을 줄이고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는 게 대표팀 관계자의 전언. 이에 그치지 않았다. 허 감독은 연습게임이 끝난 뒤 조원희, 기성용에게 따로 이런 저런 조언을 하는 자상함을 보였다.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아 내막은 알 수 없지만 마지막에 어깨를 툭툭 두드리는 장면만으로도 충분히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간 깊은 신뢰를 엿볼 수 있었다. 결전을 앞둔 대표팀의 마지막 훈련 분위기는 ‘비장함보다는 여유’ 바로 그것이었다. 파주|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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