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대표팀현장분위기]비장한北“컨디션?내일보시라요”…찬바람쌩쌩

입력 2009-03-3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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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와 비장함. 한국과 북한의 훈련 분위기는 극과 극이었다. 결전을 하루 앞둔 31일 오후 한국은 파주국가대표트레닝센터(NFC)에서, 북한은 경기가 벌어질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각각 마무리 훈련을 가졌다. 한국 선수들은 허 감독의 독려 속에 훈련 내내 웃고 떠들며 시종일관 여유 있는 모습을 보인데 반해 북한 선수들의 입가에서는 미소를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입다문 선수들…긴장한 北 북한대표팀이 ‘처음이자 마지막’ 공개 훈련을 가진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 에누리 없이 딱 15분 보여줬다. 예정보다 30여 분 빨리 도착한 김정훈 감독을 비롯한 선수들의 얼굴엔 긴장한 빛이 역력했다. 내외신 취재진이 대거 몰린 까닭도 있지만 웃고 떠들던 어제(30일)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전력 노출을 의식, 훈련 초반에는 스트레칭과 조깅에 그쳐 비장의 전술은 엿볼 수 없었다. 컨디션을 묻는 질문에도 잔뜩 굳은 표정의 북한 관계자들은 “내일 보시라요”라는 짤막한 한 마디로 대답을 대신했다. 이후엔 약속이나 한 듯 묵묵부답. 대신, 정해진 시간이 되자 “기자 양반들은 빨리 나가시요”라고 외치며 퇴장을 재촉했다. 반면 외부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북한을 응원하기 위해 일본에서 건너온 조총련계 인사 20여 명이 몰려들었다. 또 내셔널리그 노원 험멜에서 뛰는 정대세의 형(정이세)과 대학동창(고상덕)도 훈련장을 찾아 북한 선수들을 격려했다. 정이세는 “오랜만에 동생과 함께 세상사는 얘기를 나누고 싶었는데 유명인사라 정말 만나기 어렵다”고 푸념하기도 했다. 그라운드 안팎의 긴장감과 뜨거운 관심이 유난히 대조적으로 비쳐졌다. 상암|남장현 기자 yoshik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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