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너무눈부셔”…잠실도까만흙깔리나

입력 2009-04-10 23:5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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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눈이 부시네.” 두산 김경문 감독(사진)은 10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이렇게 중얼거렸다. 이 날은 LG가 홈팀이라 김 감독이 3루 덕아웃에 앉아있던 참. 밝은 황토색의 그라운드 흙에 내리쬐는 태양빛이 반사돼 눈을 따갑게 한다는 뜻이었다. 김 감독은 “일본에서 왜 까만 흙을 뿌리나 했더니 낮경기 때 빛이 반사되는 걸 막기 위해서인 것 같다”면서 “이 정도라면 야수들 눈에도 좋지 않고 실책도 유발할 수 있다”고 걱정했다. 문학구장에 흑갈색의 짙은 흙이 깔려있고, 사직구장이 250톤의 검은 흙을 뿌려 새 단장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올 시즌은 주말 경기가 모두 오후 5시에 열리게 돼 있어 낮경기가 거의 없다. 하지만 해가 길어지는 여름은 물론 훈련이 한창인 오후 4-5시께에도 선수들은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때마침 덕아웃을 찾은 두산 김진 사장도 잠실구장의 그라운드 상태가 전체적으로 좋지 못하다는 입장. “관중석에서 내려다보면 잔디가 여기저기 파여 있어 보기 흉하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다녀온 선수들은 갑자기 환경이 나빠져서 적응하기 힘들 것”이라고 했다. 안 그래도 최근 롯데의 항의로 잠실구장 원정 라커룸 문제가 다시 불거진 참이었다. 이 틈을 타 김 감독은 김 사장에게 “LG와 상의해서 잠실구장에도 더 어두운 색의 흙을 깔 수 있도록 건의해 달라”고 부탁했다. 김 사장도 “현장에서 필요성을 느낀다면야…”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내년 시즌에는 잠실구장도 대대적인 ‘리모델링’의 깃발을 내걸지도 모를 일이다. 잠실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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