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림트명화여행]뮤지컬배우서범석이본‘요한나슈타우데초상’

입력 2009-04-28 20:5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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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나 슈타우데 초상, 1917, 70X50cm, 벨베데레 미술관, 비엔나

라일락향기타고온100년전여인내게로다시오리라,부신햇살처럼
17년차 베테랑 뮤지컬 배우 서범석이 클림트 전을 찾았다. “인물을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굵직한 선을 기초로 그려놓고 가지치기를 한다”는 그는 배우로서 캐릭터를 분석하는 힘으로 그림을 감상했다. - 서범석이 본 클림트는? “색감이나 분위기가 동양적인 느낌이 강했다. 드라마 ‘바람의 화원’이나 영화 ‘미인도’의 화가 신윤복이 떠오르더라. ‘자유 속의 활기’가 느껴졌다. 신윤복 같았다. 내가 하는 뮤지컬은 종합예술인데 이 분도 드로잉, 유화, 벽화 등 다양하게 작품 활동을 했다. 뮤지컬과도 닮아있다.” - 서범석이 꼽은 감동의 작품은… “‘요한나 슈타우데’ 초상을 보면, 오히려 미래 그림일 것 같다. 색감과 헤어스타일을 봐도 매우 미래지향적이다. 나뭇잎 문양이나 옷 색깔이 세련돼서 디자이너 앙드레 김이 떠올랐다. 100년 전 스타일이라고 느껴지지 않는다.” - ‘요한나 슈타우데’ 초상의 캐릭터는… “눈을 보면 뭔가를 떨쳐버리고 싶은 감정이 강하다. 기억 속이 너무 복잡한데 외로워 보이는 게 나와 닮았다. 한 곳을 보고 가고 있다. 사람들은 나를 감성 연기자로 알지만 머릿속으로 절제하는 게 많다. 나는 배우가 ‘나는 나만의 세계가 있으니 관객들은 내 감정을 못 따라와’라고 하는 걸 너무 싫어한다. 관객과 하나가 돼야 한다. 클림트는 자유롭게 인물을 표현했고 인물 심리가 단박에 드러나더라. 내가 추구하는 바다. 이성이 나를 많이 지배하고 있지만, 감성에 의존하는 연기를 하고 싶다.” - 서범석이 본 클림트 초상의 여성은… “아픔을 감추기 위해서 화려하게 치장하고 있다. 겉으로는 화려한데 외로워 보인다. 역시 약한 사람들은 더 강하려고 노력하는 거고. 현대인들의 문제 ‘군중 속의 고독’이 느껴진다. 인물마다 표정이 다 다르다. 나도 배우로서 항상 다른 얼굴을 갖고 싶다. - ‘요한나 슈타우데’ 외에 인상적인 클림트 작품은… ‘유디트Ⅰ’의 얼굴이 좋다. 턱이 각이 져서 남자 같다. 눈은 짝눈인데 세상을 달관한 듯 편하게 보인다. 내가 다음 작품으로 하고 싶은 ‘헤드윅’ 얼굴과도 닮았다. 어릴 때 어머니에게 ‘너 지고 살아라. 지는 게 이기는 거다’라고 너무 들어서 항상 약자의 마음 쪽에 있다. 유디트 얼굴과 헤드윅 얼굴이 딱 ‘난 약자라도 괜찮아’라고 행복해하는 모습이다. 서범석? 뮤지컬 ‘라디오 스타’의 박민수, ‘노르트담드파리’의 프롤로, ‘지킬앤하이드’의 지킬, ‘파이란’의 강재, ‘지하철 1호선’의 안경 역 등을 맡아 열연했고, 뮤지컬계의 ‘범사마’로 불린다. 연예인 야구단 ‘한’과 뮤지컬배우축구단 ‘마스트’ 팀에서 활약하며 현재 골프에 매진 중이다. 2008년 제14회 한국뮤지컬대상 남우조연상, 2008년 제2회 대구뮤지컬어워즈 최고의 스타상을 수상했다. 변인숙 기자 baram4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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