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수도’두바이의빛과그림자

입력 2009-06-03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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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과 대전월드컵경기장에는 ‘축구 수도’라는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수원과 대전 팬들은 저마다 각자의 도시가 ‘축구 수도’ 임을 주장하며 자존심 싸움을 하고 있다.

대표팀이 머물고 있는 아랍에미레이트(UAE)의 축구 수도는 두바이다. 나라의 수도는 아부다비이지만 축구만큼은 두바이가 더 발달했다. 두바이를 홈으로 하는 클럽의 기량이 좋고, 그 수도 많다.

‘오일 달러’를 바탕으로 좋은 용병들도 대거 수입해 자국 선수들의 기량을 발전시키고 있다. 또한 접근성이 좋아 많은 외국 팀들이 두바이를 찾는다.

특히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경기를 치러야 하는 팀들은 두바이를 거쳐 현지 적응 훈련을 한 뒤 이동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배경을 갖춘 두바이는 축구엑스포를 유치했을 정도로 축구에 대한 열정이 날씨만큼이나 뜨겁다.

그 열정은 성적으로 나타난다. UAE는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신흥 강호다. 아시아와 국제청소년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중동의 복병으로 자리 잡고 있다. 구단들이 어린 선수들 육성에 집중 투자를 하면서 각급 청소년 대표팀의 성적을 끌어올리고 있다.

그러나 아쉬운 부분은 인프라다. 두바이에는 대표할만한 경기장이 없다. 아부다비에만 사계절 잔디가 깔린 대형 국립경기장이 있다. 상징적인 의미의 경기장은 아부다비에만 세운 것이다.

두바이에 있는 경기장 시설은 ‘축구 수도’라고 보기엔 열악하다. 많은 경기장 중 사계절 잔디가 깔린 공식 경기장이 2곳뿐이다. 한국대표팀이 훈련하는 알 와슬 경기장과 한국이 UAE와 월드컵 예선전을 치를 알 막툼 경기장. 한국은 오만과의 평가전을 갖기 위해서 어렵게 알 와슬 경기장을 빌렸다는 후문이다. 아시아와 세계 축구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UAE가 부족한 인프라까지 갖춘다면, 지금보다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두바이(UAE)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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