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팔경 중 첫 번째로 소개하는 화진포호수는 둘레가 16km나 되는 동해안 최대의 호수다. 겨울이면 철새가 날아들어 장관을 연출하고, 주위로는 신라시대 역사를 만날 수 있는 금구도, 동해안 유일의 해양박물관, 드라마 촬영지로 유명한화진포해수욕장 등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가득한 천혜의 관광지다. 사진제공 고성군
하늘을품은화진포…그대노를저어오오
예로부터 동해안 지역은 풍광이 아름답기로 유명했다.송강 정철을 비롯한 많은 문인들은 동해안의 아름다움을 칭송하는 글을 남겼고, 또 많은 화가들이 절경을 화폭에 담았다.
스포츠동아, 동아닷컴은 강원도청과 함께 이처럼 아름다운 경관을 널리 알리고, 동해안 지역의 관광 활성화를 위해 ‘동해안 팔경’을 선정하기로 뜻을 모았다. 동해안 팔경은 동해안 관광지와 명승지를 연결하는 ‘낭만가도’ 사업의 일환이다. 강원도는 2011년까지 60억 원을 들여 삼척 고성군 통일전망대에 이르는 210km 구간에 22곳의 관광 중심지를 조성해 지역별로 차별화된 관광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동해안 팔경 선정은 네티즌 선호도 조사와 선정 심의위원회 심사를 병행해 진행했다. 네티즌 조사는 지난 3월 23일부터 4월 19일까지 동아닷컴 사이트 (http://gangwonsea.donga.com)를 통해 실시했다.
동해안 6개 시,군에서 추천한 22곳의 후보지 가운데 가장 가보고 싶은 두 곳을 선택하도록 했고, 총 1만665명의 네티즌이 참여했다.
선정심의위원회 심사는 5월 4일 실시했다.
신봉승 심의위원장(추계예술대 석좌교수)을 비롯 5인의 전문가로 구성된 선정심의위원회는 경관, 접근성, 기반시설 등을 고려해 점수를 매겼다.
그리고 네티즌 조사 점수와 선정심의위원회 심사 점수를 합산해 최종 8곳이 결정됐다. 이렇게 탄생한 영광의 장소가 화진포호수(고성군), 영랑호(속초시), 낙산사(양양군), 경포대, 소금강(이상 강릉시), 무릉계곡 명승지(동해시), 환선굴&대금굴, 죽서루(이상 삼척시)다.
화진포호수는 강에서 밀려 내려간 모래에 의해 형성된 석호로 송림과 백사장으로 둘러싸인 풍광이 매력이다. 영랑호 역시 자연 석호로 주변 경관이 수려하고, 낙산사는 의상대사가 동해를 접한 오봉산에 창건한 사찰로 해수관음상이 웅장하다. 경포대는 경포호, 앞 바다와 함께 사계절 아름다움을 발산하고, 작은 금강산으로 명명한 소금강은 금강산에 버금가는 사계절 명산으로 인기 있다. 무릉계곡 명승지는 신선의 세상을 떠올리게 하고, 환선굴과 대금굴은 석회동굴의 환상적인 세계를 선사한다.
마지막으로 죽서루는 관동팔경 중 유일하게 바다가 아닌 강변에 위치한 누각으로 독특한 멋을 자랑한다.
스포츠동아는 오늘부터 매주 1회 씩 총 5회에 걸쳐 동해안 팔경의 아름다움을 소개한다. 국내에 이렇게 멋지고 환상적인 장소가 있었음을 일깨우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
강원도 고성군 화포리에 위치한 화진포호수(강원도 기념물 10호)는 울창한 송림과 백사장에 둘러싸여 한 폭의 그림을 떠올리게 한다.
화진포 해양박물관… 125종어류서식·해저터널 동심 활짝
강에서 밀려 내려간 모래가 모래사장을 만들고, 바다로 이어져 만들어진 이 호수는 둘레가 16km로 동해안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차를 몰고 들어가다 보면 이게 과연 호수인지, 바다인지 헷갈릴 정도다.
겨울에는 더욱 근사하다. 겨울 철새인 고니와 청둥오리가 수천 마리 떼 지어 날아들면 환상적인 그림을 만든다. 이처럼 빼어난 경관은 유명 인사들의 마음을 쏙 사로잡아 이 곳에 별장을 짓도록 만들었다. 이승만 전 대통령 별장, 이기붕 전 부통령 별장, 화진포의 성(김일성 별장) 등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을 보면 이 곳의 아름다움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드라마 ‘가을동화’의 팬이었다면 아련한 애상에 젖을 수도 있다.
주인공인 준서(송승헌)와 은서(송혜교), 두 사람의 추억이 어린 곳으로 은서가 준서의 등에 업혀 죽는 곳으로 설정된 배경이 바로 화진포이기 때문.
앞 바다로 나가면 ‘금구도’라 불리는 섬이 있는 데 역사를 엿볼 수 있다. 신라시대 수군 기지로 사용한 곳으로 섬의 북쪽에 석축 일부가 남아있고, 대나무 숲으로 이뤄진 섬의 중심부에는 와편과 주춧돌이 발견되기도 했다. 구전에 의하면 ‘광개토대왕릉’이라고 불렸다고.
이 곳에 오면 화진포 해양박물관을 놓치지 말고 챙겨볼 필요가 있다.
동해안 지역에 설치된 유일한 어류 및 패류 박물관으로 990㎡ 규모에 다양한 볼거리를 갖추고 있다. 어류박물관은 산호섬, 각종 열대어, 동해안 물고기 전시실로 꾸며졌는데, 125종 2400여 마리의 어류가 서식한다.
1층에 설치한 해저터널을 지나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코엑스아쿠아리움 팀이 제작 시공한 이 곳은 마치 바다 속을 걸어가는 듯한 신비감과 감동을 선사한다.
인근 초도항에서 떠나는 바닷가 배낚시 체험도 좋다.
넓은 동해를 휘젓고,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보내는 기분은 남다르다. 배 위에서 직접 잡은 가자미, 도다리 등을 초고추장에 묻혀 한 입 베면 천국이 부럽지 않다. 매년 6월 초도항에서 ‘성게바다축제’가 열리는 데 귀한 성게를 맛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란다.
어촌 지역답게 싱싱한 활어는 어디서든 만끽할 수 있다.
하지만 생선회를 먹지 못한다고 해도 걱정할 필요 없다. 막국수의 맛이 기가 막히게 좋기 때문이다. 동해안 바닷물로 만든 동치미 국물에 토속 막국수를 넣어 내놓는 막국수 전문집은 별미를 선사한다. 명태 식혜에 곁들여 먹는 돼지고기 편육도 군침을 당기게 한다.
주위에 둘러 볼 곳도 많다. 민통선 지역에 위치한 ‘통일전망대’, 산림욕과 체력 단련은 물론 동해의 자연 경관을 만끽할 수 있는 ‘거진등대 해맞이공원’, 수많은 전설과 자연의 위용을 예술적으로 보여주는 기암절벽의 극치 ‘울산바위’ 등도 놓치기 아까운 곳이다.
고성 | 이길상 기자 juna1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