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아주 평범한 두 아이의 아빠이자, 한 여자의 남편입니다.
제 아내는 두 살 연상인데요, 결혼해서 같이 산지도 벌써 10년이 됐네요.
그런데 결혼 후 전업주부로만 지냈던 아내가 몇 달 전부터 제게, “자기야~ 내가 한 달에 백만 원 벌어오면 자기는 뭐해줄 거야?” 하고 묻는 게 아니겠어요?
저는 무슨 소린가 싶어서 “뭐? 백만원? 10년 동안 십원 한 장 안 벌어온 사람이 어디서 어떻게 백만원을 벌어? 만약 당신이 백만원 벌어오면, 맨날 당신 업고 다닐게”그랬죠.
그렇게 전 아내의 말이 농담이겠거니 하고 지나갔습니다.
그런데 며칠 후에 아내가 또 이런 얘기를 하더군요.
자기가 일을 하게 되면 아침밥을 못 챙겨줄 수도 있는데, 알아서 먹고 갈 수 있겠냐고요. 만약 그러는 게 싫다면 지금처럼 그냥 맞벌이 안 하고 집에서 살림만 하겠다고 했습니다.
전 “아이구~ 돈 벌어오면, 나야 좋지~ 그런데, 당신처럼 10년 동안 집에서만 논 아줌마를 누가 백만원 씩 줘가면서 취직시켜준대? 만약에 그런 회사가 있다면, 아침도 내가 차려먹고, 저녁도 내가 차려먹고, 거기다 설거지에 애들 목욕까지 내가 다 할게, 됐지?”라며 빈정거렸습니다.
그런데 얼마 후, 아내가 정말 취직을 한 게 아니겠어요? 그것도 아침 9시까지 출근해서 오후 6시면 칼 퇴근 하고, 급여도 제 생각보다 많이 주는 아주 좋은 조건의 회사였습니다. 아내는 아주 기세등등해져서 “여보~ 나 이래봬도 직장 다니는 여자야~ 그러니까 여기 커피 한 잔만~” 이러더군요.
그동안 아내 무시했던 걸 이렇게 돌려받는구나 싶어서, 저는 대놓고 뭐라 말도 못 하고, 그냥 커피 한 잔 얼른 타서 대령을 했습니다.
며칠 후 저희 집으로, 아내의 고용보험취득 확인서와 직장의료보험 카드가 우편으로 배달돼 왔습니다. 아내가 그걸 보더니 더 콧대를 높게 세우고 “어머, 의료보험카드가 나왔네? 그것도 직!장!의!료!보!험!” 이러면서 또 커피 한 잔을 타달라고 시키더군요.
제가 너무 어이가 없어서 가만히 아내를 봤더니, “왜 그러고 있어? 내가 업어달라고 한 것도 아니고, 하늘에 별을 따 달라고 한 것도 아니고, 딱 커피 한 잔만 타달라고 한 건데, 그것도 안 돼” 이러더군요.
거기다 한 술 더 떠서 “참 지난번에 당신이 말했던 것 중에 설거지 해주겠다는 게 있었지? 당신 설거지 좀 해줘라. 내가 10년 동안 당신이 커피 타달라고 하면 커피 타 주고, 애들 목욕도 다 시키고, 설거지도 내가 다 했잖아? 그러니까 하나쯤은 당신이 해줘~” 이러는 겁니다.
솔직히 처음 그 얘기 들었을 때는 황당하고 어이가 없었지만, 또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깟 설거지쯤이야 뭐 못해줄 것도 없더라고요. 그래서 무조건 오케이 했죠. 사실, 취직했다고 유세떠는 거 좀 얄밉긴 하지만, 그래도 저 혼자 버는 것 보다는 둘이 버는 게 낫지 않겠어요?
제 짐 덜어주려고 일하는 거니까, 싫다는 말이 안 나옵니다.
그래서 저요, 요즘 아주 열심히 설거지하고 있습니다. 이러다 주부습진 걸리는 거 아닌가 모르겠어요.
인천광역시 주안동 | 장명수
제 아내는 두 살 연상인데요, 결혼해서 같이 산지도 벌써 10년이 됐네요.
그런데 결혼 후 전업주부로만 지냈던 아내가 몇 달 전부터 제게, “자기야~ 내가 한 달에 백만 원 벌어오면 자기는 뭐해줄 거야?” 하고 묻는 게 아니겠어요?
저는 무슨 소린가 싶어서 “뭐? 백만원? 10년 동안 십원 한 장 안 벌어온 사람이 어디서 어떻게 백만원을 벌어? 만약 당신이 백만원 벌어오면, 맨날 당신 업고 다닐게”그랬죠.
그렇게 전 아내의 말이 농담이겠거니 하고 지나갔습니다.
그런데 며칠 후에 아내가 또 이런 얘기를 하더군요.
자기가 일을 하게 되면 아침밥을 못 챙겨줄 수도 있는데, 알아서 먹고 갈 수 있겠냐고요. 만약 그러는 게 싫다면 지금처럼 그냥 맞벌이 안 하고 집에서 살림만 하겠다고 했습니다.
전 “아이구~ 돈 벌어오면, 나야 좋지~ 그런데, 당신처럼 10년 동안 집에서만 논 아줌마를 누가 백만원 씩 줘가면서 취직시켜준대? 만약에 그런 회사가 있다면, 아침도 내가 차려먹고, 저녁도 내가 차려먹고, 거기다 설거지에 애들 목욕까지 내가 다 할게, 됐지?”라며 빈정거렸습니다.
그런데 얼마 후, 아내가 정말 취직을 한 게 아니겠어요? 그것도 아침 9시까지 출근해서 오후 6시면 칼 퇴근 하고, 급여도 제 생각보다 많이 주는 아주 좋은 조건의 회사였습니다. 아내는 아주 기세등등해져서 “여보~ 나 이래봬도 직장 다니는 여자야~ 그러니까 여기 커피 한 잔만~” 이러더군요.
그동안 아내 무시했던 걸 이렇게 돌려받는구나 싶어서, 저는 대놓고 뭐라 말도 못 하고, 그냥 커피 한 잔 얼른 타서 대령을 했습니다.
며칠 후 저희 집으로, 아내의 고용보험취득 확인서와 직장의료보험 카드가 우편으로 배달돼 왔습니다. 아내가 그걸 보더니 더 콧대를 높게 세우고 “어머, 의료보험카드가 나왔네? 그것도 직!장!의!료!보!험!” 이러면서 또 커피 한 잔을 타달라고 시키더군요.
제가 너무 어이가 없어서 가만히 아내를 봤더니, “왜 그러고 있어? 내가 업어달라고 한 것도 아니고, 하늘에 별을 따 달라고 한 것도 아니고, 딱 커피 한 잔만 타달라고 한 건데, 그것도 안 돼” 이러더군요.
거기다 한 술 더 떠서 “참 지난번에 당신이 말했던 것 중에 설거지 해주겠다는 게 있었지? 당신 설거지 좀 해줘라. 내가 10년 동안 당신이 커피 타달라고 하면 커피 타 주고, 애들 목욕도 다 시키고, 설거지도 내가 다 했잖아? 그러니까 하나쯤은 당신이 해줘~” 이러는 겁니다.
솔직히 처음 그 얘기 들었을 때는 황당하고 어이가 없었지만, 또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깟 설거지쯤이야 뭐 못해줄 것도 없더라고요. 그래서 무조건 오케이 했죠. 사실, 취직했다고 유세떠는 거 좀 얄밉긴 하지만, 그래도 저 혼자 버는 것 보다는 둘이 버는 게 낫지 않겠어요?
제 짐 덜어주려고 일하는 거니까, 싫다는 말이 안 나옵니다.
그래서 저요, 요즘 아주 열심히 설거지하고 있습니다. 이러다 주부습진 걸리는 거 아닌가 모르겠어요.
인천광역시 주안동 | 장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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