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치홍의투혼…손바닥통증숨겼다

입력 2009-07-1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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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치홍. [스포츠동아DB]

고졸 신인으로는 사상 최초이자, 1997년 진갑용과 이병규 이후 12년 만에 신인으로 올스타전 베스트 10에 선정된 KIA 안치홍(19·사진).

그러나 그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속에는 숨겨진 비밀이 있었다. 어느새 이종범의 뒤를 잇는 KIA의 톱타자로 성장했지만 사실 안치홍은 타격 때마다 손바닥이 울리면서 전해지는 통증을 참고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고교 2학년 때 받은 왼 손바닥 뼛조각 제거 수술의 영향 때문이다. 수많은 투수가 반복적인 투구로 인해 팔꿈치 뼛조각이 떨어져나가 수술을 받곤 한다. 타자 중에도 지독한 연습벌레가 많지만, 안치홍처럼 반복적인 스윙연습끝에 손바닥뼈에서 조각이 떨어져나가는 경우는 흔치않다. 안치홍은 고교 시절 특급유망주로 손꼽히며 천부적 재능을 과시했지만 수술 후 1개월 만에 스윙연습을 재개할 정도의 노력파였다.

안치홍은 고3 때인 지난해 출전한 전국대회에서 평균 타율 0.511을 작성하며 수술 후유증을 완전히 이겨냈다. 그러나 프로 투수들은 고교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스피드에 각이 큰 변화구를 던진다. 예리하게 휘어지는 슬라이더와 묵직한 직구를 받아칠 때마다 손은 더 크게 울리고, 통증이 전해진다.

그래도 안치홍은 “왼쪽 손바닥(통증)은 이제 전혀 의식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수술 직후보다 많이 좋아졌다. 온 힘을 다한 스윙이 파울이 될 때나 강한 타구를 칠 때 여전히 손바닥이 울리지만 야구하는데 지장은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안치홍은 끝없는 훈련으로 통증을 참고 스윙하는 단계를 뛰어넘어, 이제 의식하지 않는 단계까지 도달했다. 고통을 머릿속에서 지우지 못했더라면 한화 김태균(2001년) 이후 8년 만에 고졸 신인 두자릿수 홈런(14일 현재 12개) 기록을 재현하지도 못했을 터.

KIA의 한 코치는 “어린 나이에 내색하지 않고 아픔을 스스로 이겨낸 모습이 대단하다”고 평했다.안치홍은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하고 팀 승리를 위해 더좋은 성적을 올리겠다”고 다부지게 남은시즌 포부를 밝혔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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