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이에는이”…김현수한풀이만루포

입력 2009-07-23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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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수. 스포츠동아DB

전날 ‘가르시아 쐐기만루포’에 설욕
“직구 예감 적중…홈런 목표 20개”


전날의 패배를 고스란히 갚아줬다. 21일 운명의 잠실 롯데와의 첫 경기에서 가르시아의 쐐기 만루홈런포로 아프게 졌던 두산은 다음날 똑같은 만루홈런포를 터트리며 설욕했다. 그 중심에는 두산 김현수(21·사진)가 있었다.

김현수의 방망이는 7월 들어 주춤했다. 마치 기계처럼 볼을 맞추던 방망이가 자주 허공을 갈랐다. 잘 맞은 타구도 수비수 글러브로 빨려 들어가기 일쑤였다. 최근 5경기 20타수 4안타(0.200). 지난해 타격왕이자 시즌 초반 꿈의 4할 타자를 노리던 그의 성적으로는 어울리지 않았다.

22일 잠실구장. 경기 전 김현수는 배팅게이지에서 방망이를 연신 휘둘렀다. 덕아웃에서는 평상시와 다름없었지만 그라운드 위에서는 자못 비장함이 묻어나왔다. 묵묵히 훈련에 임하는 모습에서 김현수 특유의 패기가 느껴졌다. 1회 1사 타석에 들어선 김현수는 이를 악물었다. 앞서 고영민의 좌월 솔로홈런포가 터지면서 분위기가 한껏 달아오른 상태였다. 그러나 빗맞은 타구가 또 다시 유격수 글러브에 잡히면서 아웃. 아쉬움이 큰 듯했다. 하지만 2회 만루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그동안의 부진까지 하늘 위로 날려버렸다.

2-1로 팽팽하게 맞서던 2회 1사 만루. 롯데 선발투수 송승준은 고영민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하며 1점을 내줬다. 이어 계속된 만루 위기. 다음 타자는 김현수였다. 전 타석을 생각했는지 과감하게 직구로 승부하던 송승준은 두산의 거포에게 제대로 맞고 말았다.

김현수는 송승준의 143km짜리 묵직한 직구를 잡아당겨 비거리 120m짜리 대형아치를 그려냈다. 6월 21일 문학 SK전 이후 개인 2호 만루홈런포였다. 시즌 25호이자 통산 512호. 무엇보다 큰 점수차로 졌던 전날의 아픔이 한 번에 씻겨 내려가는 통한의 한 방이었다. 같은 팀 선수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으며 덕아웃으로 들어간 김현수는 관중들을 향해 주먹을 불끈 쥐어보였다. 김현수는 만루홈런 상황에 대해 “첫 타석에서 직구에 밀렸기 때문에 다음에도 직구 승부가 올 것 같았다. 마음을 먹고 있었고 다행히 잘 맞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요즘 타격 타이밍이 늦어서 땅볼 타구가 많았는데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하던 대로 하겠다. 원래 올 시즌 홈런 목표수였던 15개도 20개로 늘리겠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잠실|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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